더 궁금하다. 또 보고 싶다. 예상치 못했던 예능 꿈나무들이 같은 방송국의 지붕 아래에서 같은 날 나란히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소탈한 매력으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 이하늬,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은 일상으로 잔잔한 웃음을 준 외국인 모델 겸 배우 파비앙이 그 주인공.
이하늬와 파비앙은 각각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사남일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예상 밖의 활약상을 선보였다.
이날 먼저 숨겨 놨던 예능 ‘포텐’을 터뜨린 이는 이하늬. 사남일녀의 홍일점 막내 멤버인 이하늬는 김구라,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 등 4명의 오빠들과 함께 강원도 인제군 깊은 산골인 솟탱이골에 사는 가상 부모 박광욱 할아버지와 김복임 할머니 부부의 집을 찾았다.

각기 다른 개성과 캐릭터를 지닌 오빠들 사이에서 이하늬는 중심을 잡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처음부터 서로에게 반말을 하느라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는 오빠들에게 진짜 동생같이 다가가며 분위기를 띄운 것. 시원한 웃음소리와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너무 꽉 묶은 신발을 혼자 못 벗어 오빠의 도움을 청하는가 하면 화장실이 무서워 눈밭에서 볼일을 해결하는 등 천방지축인 이하늬의 모습에 함께 했던 셋째 오빠 서장훈은 “웬만한 남자보다 더 남자 같다”며 신기해 했다.
이하늬의 매력이 돋보였던 것은 서장훈과 함께 엄마를 도와 메주를 만들었던 순간이다. 따뜻한 성정의 그는 메주를 밟으며 조카인 산하를 불러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산하는 노래를 불러달라는 부탁에 전래동요를 불렀고, 국악 전공을 했던 이하늬는 곧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조카와의 시간을 즐겨 웃음을 줬다.
이하늬는 깐깐한 셋째 오빠의 잔소리 공격에도 끄떡없었다. 그는 “손은 씻었느냐”,"바닥에 뭐 안 깔아도 되느냐?", "여기 비었는데", "코너가 빠졌어", "너무 디테일하지 않구나" 등의 잔소리를 쏟아내는 서장훈의 말에 “오빠가 지혜롭다”며 되려 칭찬을 하고 웃음으로 넘기는 등 발랄한 매력으로 오빠 뿐 아니라 시청자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이하늬가 특유의 상냥함과 천진난만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면 파비앙은 훈훈한 외모와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은 생활 방식으로 호기심을 자아냈다.
'나 혼자 산다' 속 작은 코너 더 무지개 라이브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그의 일상은 평범한 한국의 혼자남 청년의 일상과 다를 바 없었다.
파비앙의 하루는 된장찌개를 끓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재료들까지 제대로 넣어 자신만의 된장찌개를 끓인 그는 장아찌와 조림 등으로 가득한 한국형 자취 반찬들을 펼쳐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해결했다. 식사를 하고 난 뒤에는 미리 주문해 둔 도라지 배즙이 택배로 도착했고, 파비앙은 즐겨 보는 시트콤을 보며 도라지 배즙을 쪽쪽 빨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셔 웃음을 자아냈다.
일을 하고 난 뒤 동료들과 점식식사를 할 때도 파비앙의 한국인 입맛은 계속됐다. 매콤한 부대찌개를 먹은 그는 식후 믹스 커피로 입가심을 해 한국화된 입맛을 입증했다. 또 식사를 하고 태권도 도장에서 수십년간 자신을 가르쳐 준 은사에게 수련을 받은 그는 곧장 목욕탕으로 달려가 목욕을 했다. 열쇠를 발목에 낀 채 때를 밀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평화롭다"라고 목욕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는 그의 모습에 노홍철은 "완전 아저씨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종종 숨겨졌던 보석들이 의외의 장소와 때에서 발견된다. 이하늬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신의 한 수 캐스팅이었다. 오빠들과 달리 단기간 출연하는 게스트인 그에 대해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고정 출연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파비앙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기는 마찬가지. 글로벌한 무지개 회원으로 등록된 그에 대해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고정을 제안하며 궁금증을 표하고 있다. 예능 신동(?)들의 고정 출연을 실행될 수 있을까? 제작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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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일녀',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