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의 '각성'이 장재석의 '바람'을 잠재우며 KT에 승리를 안겼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T는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서 '노장듀오' 송영진(13점, 7리바운드)와 오용준(18점, 3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78-6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2연승을 달리면서 대형 트레이드 이후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또 전태풍은 전 소속팀을 상대로 10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KBL의 가장 화제였던 4-4 트레이드가 첫번째 만났다. 지난해 12월 18일 김도수-장재석-임종일-앤서니 리처드슨과 전태풍-김승원-김종범-랜스 골번은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각오는 대단했다. 오리온스를 떠난 전태풍과 KT를 떠난 장재석의 의지는 어느때 보다 충만했다. 서로의 상황은 달랐다. 오리온스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전태풍은 KT 합류 후에도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태풍이 KT 유니폼을 입고 뛴 4경기 성적은 평균 10점에 3.5어시스트. 오리온스 시절(10.7득점·1.6어시스트)과 비슷했다.
반면 장재석은 완전히 달라졌다. KT 시절 23경기서 평균 3.6득점 2.9리바운드에 그쳤던 장재석은 오리온스 이적 후 4경기에서 10.8득점 3.8리바운드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SK와 모비스를 맞아 장재석은 골밑에서 든든한 역할을 해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도 재능을 더 꽃피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선발 출장한 둘의 경기력은 트레이드 직후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태풍은 화려한 개인기를 통해 오리온스 백코트진을 위협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 턴오버도 많이 범했지만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또 접전 상황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전태풍과 함께 KT에 합류한 김승원도 더 노력했다.
반면 장재석은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다. KT서 보여줬던 소극적인 모습이다. KT가 협력수비를 통해 장재석과 리온 윌리엄스가 골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자 오리온스는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특히 장재석은 1쿼터 종료직전 터트린 덩크슛을 제외하고는 부담을 떨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결국 전태풍은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면서 코트에서 최선을 다했다. 전태풍이 살아나면서 KT는 송영진, 오용준 그리고 조성민의 활약도 이어졌다. KT는 전태풍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먼저 뛰었다. 동료들의 도움은 전태풍을 신나게 만들었다.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아이라 클라크에게 연결한 앨리웃 패스는 승리를 자축하는 팬서비스였다.
반면 오리온스는 장재석과 리처드슨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장재석은 4쿼터 중반 골밑에서 클라크에게 완벽하게 블록슛을 허용하는 등 허둥지둥 했다. 결국 오리온스의 새로운 선수들은 KT를 압박하지 못하면서 팀을 떠난 첫 경기서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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