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에 대한 자신감이요? 일단 내일(5일) 있을 프리스케이팅을 잘해야할 것 같아요."
'불변의 클래스'를 자랑하며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쓴 '피겨여왕'의 소감으로는 지나치게 겸손하다. 김연아는 4일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 2014'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2.23점 예술점수(PCS) 38.37점을 받아 총점 80.60점으로 1위에 올랐다.
김연아가 이날 기록한 80.60점은 역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다. 이전 세계기록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세운 78.50점이며, 신채점제 도입 이후 최초로 여자 싱글 80점대를 돌파했다. 전국대회이기 때문에 세계신기록으로 공인받지는 못하지만, 김연아의 실력이 세계 최정상에 올라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높은 점수였다.

하지만 김연아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 밴쿠버 때였다. 그 때가 나의 전성기였기 때문에 그 이상의 점수 기대하지 않았다. 국제대회가 아니고 국내대회였지만 좋은 점수 받게 돼 감사드린다"고 기쁨을 전하면서도 "이번 대회는 국내대회다. 다른 선수들도 국내대회에서는 더 많은 점수 받고, 나도 그 중 하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다"라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좋은 성적은 김연아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해 B급대회와 종합선수권대회를 최종 무대의 리허설로 삼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냈던 지난 해와 수순이 같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 1년 8개월만에 NRW 트로피에서 복귀를 선언한 후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지난 해 종합선수권대회,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한 경험이 세계선수권대회 때 '침착하게 하면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런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계기였던만큼 내일(5일) 프리스케이팅을 잘해야할것 같다"며 "쇼트프로그램은 클린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면 자신감을 더 얻을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종합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5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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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