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노홍철·장윤주, 뭘 이렇게 진지해..자꾸 설레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1.05 08: 27

카메라 앞에서 진지하기 싫다는 전문 방송인 노홍철이 진땀을 흘렸다. 당돌한 여자 장윤주의 손길 하나에 홍당무가 되는 모습이란,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 순간 안방극장은 두 사람이 진짜 연인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품었다.
결혼 적령기인 노홍철과 장윤주가 가상의 애정관계를 통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짜고 치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진심이 조금씩 드러났던 두 사람의 가상 결혼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IF 만약에’ 특집의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 4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가상 설정 속에 놓인 멤버들의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IF 만약에’ 특집을 꾸렸다. 이날 방송은 길과 송은이의 가상 데이트, 노홍철과 장윤주의 가상 결혼이 주로 공개됐다.

이 가운데 노홍철과 장윤주의 가상 결혼이 ‘무한도전’ 판 ‘우리 결혼했어요’의 줄임말인 ‘무결’을 다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앞서 지난 해 가요제에서 지드래곤과 정형돈이 ‘무결’ 커플로 불렸다면, 노홍철과 장윤주는 ‘무결’을 통해 꼭 연인이 됐으면 하는 소망까지 더해졌다.
물론 시작은 장난이었다. 늘 힘이 넘치는 탓에 ‘돌+아이’로 불리는 노홍철은 어색한 기운을 요구하는 멤버들과 제작진의 무언의 압박에 어쩔 줄 몰라했다. 어떻게든 가상 결혼을 해야 하는 노홍철과 달리 장윤주는 노홍철의 진심을 물었다. 방송이라는 억지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과 하루라도 함께 살고 싶은 의사가 있느냐고 거듭해서 묻는 장윤주의 진지한 눈빛에 도리어 당황한 것은 ‘방송 9단’ 노홍철이었다.
노홍철은 겉으로 드러나는 장난기를 거뒀다. 그러자 말을 더듬고 얼굴이 빨개지는 순정남이 됐다. 달콤한 말 한마디 할 줄 모르고, 연신 장윤주의 이름을 부르거나 고개를 떨구는 노홍철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은 ‘무결’의 진정성을 높였다. 노홍철은 “‘우리 결혼했어요’가 진짜였다”면서 왜 스타들이 가상 결혼에 진지하게 임하게 되는지를 실감하며 장윤주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장윤주도 남자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철면피는 아니었다. 장윤주는 노홍철의 집에 도착해 신혼생활을 시작해야 하자,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면서도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나도 어색하다”면서 솔직한 진심을 털어놨다. 노홍철과 달리 겉으로는 적극적으로 다가가도 내심 어색한 것은 숨길 수 없었던 것. 여기서 노홍철과 장윤주의 진심이 안방극장에 빠른 속도로 당도했다.
가상 결혼이라는 예능 구도 안에서 대화를 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스타들의 몫. 제 아무리 예능 선수이고,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노홍철이라고 해도 익숙하지 않은 로맨틱한 분위기는 예능 초보로 돌아가 감춰둔 속마음을 드러내는 시간이 됐다. 덕분에 순도 100% 순정남 노홍철의 미처 몰랐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어느새 이 남자에게 푹 빠져 얼굴을 감싸는 여성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무한도전’에 출연할 때마다 옆집 친언니 같은 허당기를 뽐냈던 장윤주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천하의 노홍철도 요리조리 휘감을 수 있는 매력만점의 여자라는 것을 알게 했다. 그럴 리 드물겠지만, 이날 ‘무한도전’은 안방극장을 자꾸 기대하게 했다.
노홍철과 장윤주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인이 되길 바라는 주책 맞은 상상을 하게 했다. 아니면 두 사람이 ‘우리 결혼했어요’에 정식으로 출연하길 바라는 그나마 현실적인 꿈을 꾸게 했다. 리얼 예능프로그램으로서 가상과 현실을 오고 가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무한도전’이 대놓고 가짜 연애를 시도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기분 좋은 혼란과 혼동에 머리를 쥐어뜯어야 했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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