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이는 두뇌 회전으로 승자를 가리는 게임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연합으로 해결하려는 모습만 남았다. tvN '더 지니어스:룰 브레이커(이하 '더지니어스2')'의 이야기다.
지난 4일 방송된 '더지니어스2'에서는 메인 매치 '7계명'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멤버들의 두뇌 회전과 전략 보단 팀플레이로 승자를 가리려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전파를 타 보는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 '더지니어스2' 5회전 메인매치는 '7계명'으로 진행됐다. '7계명'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 법안과 등록될 전체 법안을 이용,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얻는 사람이 우승하는 규칙. 최종 점수는 등록된 7개의 전체 법안과 개인 법안의 내용을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칩에 적용해 집계됐다.

특히 전체 법안의 등록은 누군가가 어떠한 내용의 법안을 전체 법안으로 제출했을 때, 나머지 멤버들이 찬성, 반대, 절대찬성, 절대반대 등의 투표권을 행사에 결정지을 수 있는 규칙이어서 출연자들은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자신에게 유리한 혹은 자신의 팀에게 유리한 사람들을 포섭하고 연합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여자 출연자들의 종횡무진 활약이 이뤄진 가운데 조유영과 임윤선의 대립이 눈길을 끌었다. 조유영은 시작과 동시에 이상민과 서로의 개인 법안을 교환, 이상민의 최종 우승을 도모함과 동시에 이상민이 우승했을시 조유영을 또 다른 생명의 징표 획득자로 지목하는 거래를 하며 팀을 구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임윤선 역시 자신에게 유리한 출연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결국 자신의 승리를 도와줄 사람으로 임요환이 제격인 것을 발견한 뒤 그와 연합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이미 조유영-이상민을 필두로 한 노홍철-은지원-유정현-이두희의 연합에 맞서 임윤선이 승리하기란 역부족. 전체 법안을 등록시키고 거부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머릿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임윤선은 최저 득점으로 탈락후보, 이후 이어진 데스매치에서 임요환의 전략에 무릎을 꿇으며 최종 탈락자로 결정됐다.
게임을 하면서 게임의 숨겨진 룰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낸 사람은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가 유일했다. 한동안 칩이 놓인 판을 말없이 바라보던 홍진호는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쳤듯, 그 역시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한달음에 임윤선-임요환에게 다가가 자신의 전략을 설명했다. 그가 생각해낸 전략은 '무한루프'. 그의 전략대로라면 임윤선과 임요환, 홍진호 이 세 사람은 무적이 될 수 있었고 그렇다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었다.
데스 매치 역시 개인의 두뇌 회전을 요하는 게임 방식으로 메인 매치에서 남긴 아쉬움을 그나마 씻어냈다. 임윤선과 임요환이 펼친 데스 매치 게임은 레이저 장기. 각자의 말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로 상대팀의 왕을 제거해야 하는 이번 게임에서 두 사람은 각자가 세운 전략을 총동원해 게임을 진행해나갔고 두 개의 두뇌가 벌이는 격전은 보는 이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더지니어스2'는 제목처럼 천재적인 두뇌 게임을 가장 큰 재미로 하는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번뜩이는 두뇌 회전과 재치는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감탄까지 자아내게끔 한다. 하지만 '더지니어스2'는 1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연합을 위주로 한 게임을 진행시키며 보는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방송 역시 데스 매치를 제외하곤 머릿수로 이길 수 있는 게임 진행 방식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팀플레이도 게임의 전략 중 하나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을 포섭하는 것은 승리의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두뇌'라는 본질은 잊은 채 연합으로만 게임을 해결하려는 듯한 모습은 시즌 1부터 '더 지니어스'를 사랑해왔던 팬들을 아쉽게 만들고 있다.
trio88@osen.co.kr
'더 지니어스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