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우리'였다. 그렇게 KT는 4-4 트레이드 전쟁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KBL의 가장 화제였던 4-4 트레이드가 첫번째 만났다. 지난해 12월 18일 김도수-장재석-임종일-앤서니 리처드슨과 전태풍-김승원-김종범-랜스 골번은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각오는 대단했다. 오리온스를 떠난 전태풍의 각오는 더욱 남달랐다. 경기전에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오리온스를 상대로는 이를 악물었다.

4일 부산에서 열린 경기서 전태풍은 33분여를 뛰며 10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더블-더블'급 활약이다.
오리온스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전태풍은 KT 합류 후에도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태풍이 KT 유니폼을 입고 뛴 4경기 성적은 평균 10점에 3.5어시스트. 오리온스 시절(10.7득점·1.6어시스트)과 비슷했다.
경기 초반 전태풍은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다. 이는 본인 스스로 인정한 것. 경기 후 전태풍은 "턴오버를 많이 범했다. 그러나 기뻤다. 즐겁게 농구하면서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창진 감독이 그에게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오리온스에서는 실수를 범하면 바로 교체됐다. 그러나 지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전 감독에게 기회를 받은 전태풍을 동료들은 도왔다. 노장인 송영진은 1쿼터서 3점포함 7점을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총 13점을 터트렸다. 그리고 골밑서도 고군분투 했다. 아이라 클라크(13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체력적인 부담을 해결해 주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를 시작으로 KT는 조성민이 22점을 터트렸고 오용준은 18점을 뽑아냈다. 동료들이 열심히 뛴 이유는 간단하다. 싫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성민은 "오늘은 기싸움이었다. 트레이드가 됐고 (전)태풍이 형 등 우리 팀에 와서 우리가 실패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뛴 것 같다"고 말하면서 "지고 나면 트레이드로 온 선수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고 그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서 더 집중했다"며 동료애를 발휘했다.
트레이드 당사자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노력도 경기에 분명히 드러났다. 선수들은 더욱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추일승 감독도 KT가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4-4 트레이드의 당사자인 추 감독이 보기에도 상대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전태풍을 포함해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뽑아낸 것은 집중력이 보여준 결과였다. 웃으며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집중력은 잃지 않았다. 자신을 떠나보낸 오리온스에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태풍은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배워야 할 것이다. 체력도 키워야 하고 집중력도 더 높여야 한다. 그리고 패턴 플레이에 대해서도 머리에 집어 넣어야 한다. 그 부분만 챙긴다면 더 좋아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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