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감독님 정말 멋지지 않나".
4일 오후 OSEN과 전화 통화가 닿은 정현욱(LG 투수)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정현욱은 시무식이 열렸던 3일 오후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인은 김기태 LG 감독. 내용은 이렇다. '현욱이형 살 많이 빠졌던데 괜찮으신지? 항상 부상 조심!! 홧팅해요!! 김기태'. 정현욱은 "감독님의 문자 메시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정현욱은 54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5패 2세이브 16홀드(평균자책점 3.78)를 거뒀다. 전반기 때 2승 3패 2세이브 14홀드(평균자책점 2.75)를 거두며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후반기 들어 승리없이 2패 2홀드(평균자책점 6.9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시즌 내내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겨우내 체중 감량에 몰두했다. 20일 만에 7kg를 감량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전반기에는 페이스가 좋았는데 그 상승세를 후반기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페이스 조절을 잘 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정현욱의 설명.
삼성 시절 투수조의 정신적 지주로 통했던 정현욱은 LG에서도 뛰어난 자기 관리와 따뜻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후배 투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LG 투수들은 힘든 일이 생길때면 너나 할 것없이 정현욱을 찾으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정현욱은 지난 시즌 중반에 2군행을 자청했으나 "형이 지금껏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냥 우리와 함께 있어 달라"는 후배들의 간절한 바람 속에 마음을 바꾸기도.
정현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은 평소보다 홀쭉해진 정현욱의 모습에 믿음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낸 것이었다. 정현욱은 김 감독의 감동 가득한 문자 메시지에 더욱 더 힘을 얻게 됐다.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처럼 정현욱은 올 시즌 마운드 위에서 모든 걸 쏟아부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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