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TOUR 우승' 김지민, "오렌지색 치마가 행운인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1.05 16: 39

"고맙다."
어머니의 이 한마디에 눈물이 쏟아졌다. 김지민(25, 코브라푸마)이 감격적인 첫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김지민은 5일 경기도 시흥 화인비전스크린에서 열린 kt금호렌터카 WGTOUR 윈터시즌 3차 대회(총상금 5000만 원) 골프존비전 시스템의 제이드 팰리스GC(파72, 5836m)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지민은 지난 2009년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한 후 처음으로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전날 4언더파로 공동 4위에서 출발했던 김지민이었지만 이날 5개의 버디를 잡아내면서 역전극을 써냈다.
특히 17번홀까지 김소진(23)과 함께 8언더파로 나란히 질주를 하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3m짜리 퍼팅을 놓치지 않고 성공시키면서 감격을 맛봤다.
김지민은 경기 후 "마지막 홀에서 김소진 프로가 투온에 성공해 사실상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우승할지 몰랐다"면서 "내려 놓은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쳤던 것이 성공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직후 어머니와 잠시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흘린 김지민은 "오래 기다린 끝에 거둔 우승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잘되지 않아 속상했다"면서 "아버지, 어머니께서 내 뒷바라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민은 야구선수 출신 아버지와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운동신경과 예술적 감각을 동시에 물려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캐나다로 미술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지민은 골프선수를 꿈꾸며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눈물로 터져나왔다.
이날 김지민은 전반홀을 1언더파로 마치는데 그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4개의 버디를 잡아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김지민은 "민해식 프로님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좋아진 것 같다. 무엇보다 손목 트는 부분이 좋아지면서 스윙 스피드가 54~55km/h에서 60km/h까지 올랐고 덩달아 비거리도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안정된 플레이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김지민은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가진 7번의 대회에서 1번을 제외하고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또 김지민은 "시뮬레이션 골프를 치더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 샷 한 샷 칠 때마다 필드에서 치는 심리상태와 비슷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서 우승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한 후 "목요일(9일)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간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서 부담이 됐는데 우승상금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특히 "우승 자켓이 오렌지색인 만큼 이번 대회에 맞춰 오렌지색 컬러 치마 바지를 맞춰 입었다. 그래서인지 우승으로 연결되는 좋은 징조가 된 것 같다"는 김지민은 "3월 챔피언십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는 전지훈련을 계기로 필드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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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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