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맞은 WKBL, 우리은행 독주 이어질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06 06: 59

챔피언 우리은행의 독주는 후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여자프로농구(WKBL)가 5일 올스타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시즌 챔피언 우리은행은 12승 3패의 호성적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과연 우리은행은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해 또 다른 왕조를 구축할 수 있을까. 후반기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 선두 우리은행과 2위 신한은행의 왕위다툼

국내선수 주축이 대부분 건재한 우리은행은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전반기 승률 80%는 2위 신한은행(10승 5패, 승률 66.7%)에 비해 압도적이다. 하지만 두 팀의 승차는 두 경기에 불과하다. 아직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우리은행은 최근 5경기 중 2패를 당했다. 특히 1일 ‘꼴찌’ 하나외환에 당했던 2점차 패배는 충격이 컸다. 사샤 굿렛은 괜찮은 선수지만 티나 탐슨처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위성우 감독은 “굿렛은 탐슨처럼 더블팀을 유발해 국내선수의 공격을 도울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국내선수들이 한 발 더 뛰다보니 체력문제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수에서 많은 체력을 소비하는 우리은행은 후반기 몇 차례 고비가 올 수 있다.
신한은행은 6연패 시절보다 전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신한은행은 무시할 수 없는 강호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합류한 조은주와 곽주영은 어느새 전력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4연승을 달린 신한은행은 홈경기 8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안산에서는 우리은행을 74-71로 꺾었다. 신한은행은 1월 18일 안산에서 맞붙는 우리은행과의 4차전을 벼르고 있다. 
 
▲ 외국선수에 울고 웃는 팀들
외국선수들은 WKBL의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B스타즈(8승 8패, 3위)는 모니크 커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평균 21.3점으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커리는 KB스타즈 돌풍의 핵이다. 커리가 30점을 넣었을 때 KB스타즈는 우리은행까지 격침시킬 정도로 파괴력을 보였다. 하지만 변연하가 체력부담에 시달리며 공격력이 줄어든 점은 아쉬운 대목. 후반기 커리와 변연하가 체력부담을 이기고 폭발력을 유지하는 것이 성적의 관건이다.
삼성생명(6승 10패, 5위)은 대체선수 샤데 휴스턴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샤데 합류 후 삼성생명은 2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샤데는 평균 32점, 9리바운드, 5블록슛의 폭발적인 화력으로 WKBL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선수는 스타일이 파악되면서 갈수록 약발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샤데돌풍이 이어지려면 국내선수들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이미선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삼성생명 가드진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하나외환(4승 11패, 6위)은 외국선수 때문에 속이 썩었던 팀이다. 시즌 중 ‘케빈 듀런트의 여친’ 모니카 라이트가 도주하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대체선수로 데려온 이파이 이베케(25)는 187cm의 장신에 탄력까지 좋아 리바운드에 재능이 있다. 하지만 공격력은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동기 감독은 “샌포드의 체력부담이 심하다. 이베케가 10분만 뛰어줘도 다행”이라는 평가다.
골밑의 나키아 샌포드, 외곽의 김정은 두 축은 다른 팀이 부럽지 않다. 문제는 김지현-박하나의 가드진이다. 두 선수가 제 때 골밑에 공을 투입하고, 외곽찬스를 3점슛으로 꼬박꼬박 성공시켜주기만 해도 승률이 훨씬 올라갈 수 있다. 새해 첫 날 악착같이 따라붙어 선두 우리은행을 꺾은 점은 젊은 하나외환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되고 있다.
 
▲ 모래알 KDB생명, 조직력 갖출까
KBL에 동부(9승 21패, 공동 9위, 승률 30%)가 있다면 WKBL에 KDB생명(6승 9패, 4위)이 있다. 두 팀은 공통점이 많다. 김주성, 이승준, 신정자, 강영숙이라는 남녀 국가대표로 센터진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허술한 조직력으로 성적이 나지 않고 있다. 양 팀 수장 이충희 감독과 안세환 감독도 선수단 장악과 전술구사능력에서 물음표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 특히 두 감독은 작전시간에 순발력이 떨어져 잇따른 잡음이 나오고 있다.
KDB생명의 주전급 5명은 모두 올스타에 선발됐다. 개인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5명의 선수가 서로 잘 맞추기만 하면 이 팀 자체가 국가대표다. 하지만 5개의 구슬을 꿰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고의 외국선수 티나 탐슨의 종아리 부상도 암초다. 6주간 나설 수 없는 탐슨 대신 앰버 홀트가 얼마나 해주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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