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개빈 후드 감독)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보는 영화로 이례적인 관람 형태를 나타내 시선을 끈다.
지난 달 31일 개봉과 동시에 전체 외화 중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상영 중인 '엔더스 게임'이 기존의 SF 영화들과는 차별화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원작 소설 '엔더의 게임'이 28년간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던 수작인데다, 영미권에서는 청소년 리더십 함양을 위한 필독도서로 선정됐던 만큼 진정한 리더십과 인류 공존의 철학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어 특히 청소년 관객과 가족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각종 온라인 포털에는 “온 가족이 모두 봐야 하는 영화”, “많은 청소년들이 봐야 하는 영화”, “다른 SF에 비해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오락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이유로 겨울방학을 맞은 중고등학생들과 자녀와 함께 관람을 원하는 중장년층의 선택이 많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는 “전체 예매 관객 중 남성 관객이 50% 이상, 40대 이상 관객이 51%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가족영화를 어머니가 선택하는 것에 반해 이번 작품은 이례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려는 아버지들의 선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극 중 ‘엔더’는 외계 종족 ‘포믹’의 침공 후, 멸망의 위기를 맞은 인류를 위해 선택된 단 하나의 영웅으로, 최후의 반격을 준비한다. 우주 함대에서 진행되는 고난이도의 훈련과 시뮬레이션 전투를 통해 최고 지휘관으로 거듭난 엔’는 지구의 운명을 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누구보다 부대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적을 파괴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력과 본능적인 판단력, 다른 대원들과의 전략적 협동, 전쟁 중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전술 능력을 뽐내며 21세기형 히어로의 새로운 면모를 제시했다. 더불어 평단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승리하기 위해선 적을 완벽히 이해해야 하고, 적을 완벽히 이해하게 되면 결국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는 엔더의 철학이다. 인류를 위해 포믹을 멸종시켜야 하는 엔더가 그 수단과 당위성에 대한 고뇌를 거듭하는 장면은 무조건적인 파괴를 원칙으로 삼았던 다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지점이다.
여기에 인류를 지켜낸다는 명목하에 희생되어야 하는 것들,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적이 누구인지 성찰하게 되는 부분은 현대 인류가 간직해야 할 공존의 철학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엔더스 게임'이 기존의 SF 영화들과 차별화된 재미를 안겨주며 북미 개봉 당시 ''해리포터'가 '스타워즈'를 만났다'는 평을 얻은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편 '엔더스 게임'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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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게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