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로 하여금 12월 한 달동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 체력테스트가 낙오자 없이 무사히 끝났다.
롯데는 6일 오전 사직구장에서 시무식을 갖고 2014년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시무식이 끝난 뒤 예고됐던대로 체력테스트가 곧바로 진행됐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달 납회식에서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선수는 전지훈련에 갈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이제까지 따로 체력테스트를 실시한 적 없는 롯데 선수단은 긴장 속에서 각자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일부 선수는 자비로 해외 개인훈련까지 소화하며 체력테스트를 준비했다.

체력테스트 종목은 오직 달리기 하나 뿐. 김 감독은 "선수들을 떨어뜨리기 위한 체력테스트가 아니라, 긴장하면서 최소한의 몸을 만들라는 의미에서 체력테스트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라면서 "12월 한 달동안 놀지 않고 운동 조금만 했으면 무리없이 통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롯데 선수들은 모두 어렵지 않게 체력테스트를 통과했다. 100m 10번 달리기, 200m 8번 달리기, 1000m 달리기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는데, 선수들이 원하는 테스트를 받도록 배려했다. 또한 선수 나이에 따라 시간 기준도 차등을 뒀다. 100m 달리기는 장원준과 황재균 등 3명, 200m 달리기는 신인선수 4명만이 선택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전원 1000m 달리기를 선택했다.
당초 최준석과 정대현은 몸이 완전치 않아 뛰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정상적으로 테스트를 받았다. 김 감독은 최준석과 정대현이 포기하지 않고 달리자 바로 옆에서 박수를 치며 "무리하지 말고 지금 페이스대로만 뛰라"며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최준석은 5분 5초로 골인, 기준시간인 5분 40초보다 한참 여유있게 테스트를 마쳤다. 송승준도 5분 5초로 테스트를 통과했고 정대현은 5분 8초를 기록했다.
1000m 달리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베테랑 이용훈이었다. 투수조 최고참인 이용훈은 투수 2조에서 후배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며 여유있게 1위로 들어왔다. 기록은 3분 31초. 필리핀에서 최향남과 함께 몸을 만든 이용훈은 날렵한 몸돌림으로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전체 1위는 신인투수 김유영으로 3분 12초에 1000m를 모두 달렸다. 그리고 투수 정태승이 3분 15초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강민호는 4분 20초를 기록, 야수 2조에서 5번째로 들어왔고 손아섭은 식사 후 곧바로 뛰어 복통을 호소했지만 4분 40초에 들어왔다.
이날 체력테스트를 받지 않은 선수는 모두 3명이다. 우선 김승회가 장염 증세로 빠졌고, 전준우는 작년 말 받은 발목수술 때문에 테스트에서 열외됐다. 또한 2년차 투수 박진형도 팔꿈치수술을 받아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2차 테스트가 11일로 잡혀있긴 한데, 전준우 같이 수술을 받은 선수는 따로 테스트 없이 전지훈련에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력테스트를 마친 롯데는 7일부터 14일까지 선수 자율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어 15일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고, 일부 투수조는 정민태 투수코치와 함께 사이판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음달 10일 일본 가고시마에 2차 전지훈련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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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