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가 눈물을 머금고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울부짖지 않고 힘주어 차분히 말하는 윤소이의 결의는 향후 이 드라마의 파격적인 복수극을 예감케 했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 2TV '천상여자'에는 수녀로 지내고 있는 이선유(윤소이 분)가 소름 돋는 복수에 찬 열연을 펼치며 극 초반부터 기대감을 불어 넣었다. 고해성사 장면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고, "죄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수녀의 모습은 파격적일 수 밖에 없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파격적인 설정이 신선함을 안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극 초반 선유는 천둥 번개가 치는 성당에 들어와 기도를 한 뒤 고해성사를 시작했다. 그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저 때문에 죽었습니다. 저는 그걸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하지만 그 전에 그 사람을 죽게 만든 다른 사람들을 꼭 죄값 치르게 할 것 입니다. 평생을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용서하지 않는 지옥에서 살겠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며 앞으로의 핏빛 복수를 예고했다. 흔한 일일 드라마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인상적이 장면.

이날 방송된 '천상여자'는 뜸 들이지 않고 복수의 발단과 인물 관계도에 대한 빠른 전개를 펼쳤다. 덕분에 중국에 간 줄로만 알고 있는 선유의 언니 이진유(이세은 분)가 남편인 장태정(박정철 분)에 의해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또 이로인해 선유가 복수를 다짐하게 된 것 역시 예상할 수 있었다.
첫 방송에서 나이트 클럽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모든 인물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계기가 됐다. 선유는 성당 아이들이 몰래 나이트 클럽에 출입한 것을 알고 이들을 잡으러 갔다가 우연히 형부 태정을 보게 됐다. 그는 "언니가 연락이 되질 않는다"며 형부와 반갑게 안부 인사를 나눴지만, 태정은 이미 서지희(문보령 분)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있었다.
또 나이트 클럽에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던 선유의 운명적인 만남도 이뤄졌다. 성당 아이들과 함께 있던 재벌 3세 서지석(권율 분)과의 인연도 시작된 것. 지석을 원조교제범으로 본 선유는 그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렸고, 이렇게 둘의 인연을 얽혔다.
첫 방송 이후 선하고 발랄하기만 했던 선유가 야누스적으로 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 상황. 여기에 윤소이의 열연과 첫 방송부터 꼬여버린 관계도가 복수극이 가지는 은근한 긴장감을 웃돌게 하며 흥미를 끌어 올렸다.
‘천상(天上)여자’는 성녀가 되고 싶었으나 복수를 위해 악을 선택한 여자와, 망나니 재벌3세로 살고 싶었으나 그녀를 향한 사랑으로 인해 그녀의 악까지도 끌어안는 남자의 뜨거운 사랑을 그려낼 멜로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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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여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