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해 벽두부터 SK를 ‘뜨거운 팀’으로 만든 체성분 테스트가 올해도 시행된다. SK의 2014년을 여는 대형 화두인 만큼 결과에 큰 관심이 모인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후폭풍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몇몇 이유가 있다.
SK는 8일 문학구장에서 체성분 테스트를 시행한다. 체성분 테스트는 체중·체지방률·근육량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체크한다. 시즌 중 선수들의 평균치를 그 기준으로 삼는데 기준치를 약간 벗어나는 오차는 허용한다. 전지훈련부터 시즌 중 몸 상태에 근접하는 ‘준비 상태’를 만들어오라는 이만수 SK 감독의 의지가 강력하게 포함돼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른 팀처럼 러닝을 통한 ‘기록’으로 직접적인 체력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만히 보면 큰 코를 다친다. 시행 첫 해인 지난해가 그랬다. 탈락자가 속출했다. 팀 내 최선임인 박경완을 비롯, 최영필 전유수가 이 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했고 재활을 위해 미국으로 먼저 출발했던 투수조의 핵심 선수들(엄정욱 채병룡 박정배 박희수 송은범 김광현)이 줄줄이 탈락하며 논란이 커졌다.

아무래도 이 기준치를 맞추기 어려운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재활 선수들에게까지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비난이 비등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원칙대로 밀어붙였다. 이 선수들을 모두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았다. 그 결과 탈락자들의 상황이 난감해졌다. 취지는 좋았지만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시즌 결산도 있었다. 때문에 올해 결과에도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 탈락자가 대거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이 감독과 구단 내부의 계산이다. 선수들이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몸 만들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중간 결산 결과 90%가 넘는 선수들이 합격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선수들의 몸 상태도 지난해에 비하면 훨씬 좋다.
몇 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마무리캠프의 유무다. SK는 201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주축 선수들은 마무리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아무래도 몸을 만들기가 어려운 여건이었다. 그러나 2013년 가을은 달랐다. 이 감독은 거의 모든 주축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로 향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훈련 덕분에 지난해보다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가 용이했다.
이 감독도 1월 초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운동을 했다. 허재혁 트레이닝코치의 보고를 들어보니 이번에는 지금 당장 측정해도 90% 이상이 통과할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허재혁 코치도 중간 결과가 기준치보다 높은 선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감독은 “거의 다 통과하지 않을까”라며 불필요한 잡음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 감독의 원칙을 확인했던 선수들도 올해는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체성분 테스트를 바라보고 있다. 한 선수는 “이 테스트에서 떨어지면 전지훈련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팀 일각에서는 몇몇 재활 선수들을 빼면 내심 전원 통과도 기대를 걸고 있다.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팀이 힘찬 2014년 출발을 알리는 데 체성분 테스트가 장애물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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