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와 파트너가 됐다.
넥센은 지난 6일 레드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을 갖고 팜시스템 구축 노하우와 운영 방식, 세이버 매트릭스, 선수 분석 및 평가 시스템, 트레이닝 기법 등 현재 레드삭스가 실행중인 선진 기법들을 전수받기로 합의했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이장석 대표이사는 "113년 전통의 명문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손을 잡게 돼 기쁘다. 창단 7년차인 우리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앞으로 많은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과 모델을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체결식을 위해 한국에 온 앨러드 배어드 레드삭스 선수인사 총괄 부사장은 "최근 보여준 넥센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이 레드삭스가 추구하는 철학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먼저 제안을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넥센을 비롯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실행중인 기법을 얻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나와 프로야구팀과 메이저리그팀이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여러 번 있었다. 현대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자매관계를 맺고 있었고, NC는 지난 5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팀이 먼저 제안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들어있는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파트너십 실무를 담당한 김치현 전략기획팀 팀장은 "레드삭스가 아시아 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아시아 팀들을 둘러보러 다녔다. 지난해 우리 팀에도 부사장이 2번 방문했는데 우리 팀이 다른 구단과는 다르게 자생 기업이라는 것과 여러 가지 운영 철학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봤다. 10월 먼저 공식 제안서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레드삭스는 타 구단과의 첫 파트너십 유치를 위해 넥센의 운영 노하우, 선수단 등 많은 것을 꼼꼼히 따져봤다고 했다. 배어드 부사장은 "우리는 항상 더 나은 팀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 우리의 방법이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다. 넥센의 시스템을 보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겠다"고 파트너십 제안 이유를 밝혔다.
넥센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2군 구단 뿐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 개발, 기량 발전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해받을 예정이다. 이장석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하드 웨어'가 아니라 '소프트 웨어'를 전수받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에서도 독자적인 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 점을 배우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다른 구단들의 그것에 비해 조금 특별하고 구체적일 것"이라고 했다. 넥센은 이번 레드삭스와의 교류를 1년에서 끝내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넥센 구단이 113년 전통을 가진 레드삭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선진 노하우를 전수받게 됐다. 앞으로 넥센이 나아가는 방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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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