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와 스트라이커만 빼고 뭐든지 맡겨만 주세요!’
기성용(25, 선덜랜드)의 주가가 다시 한 번 치솟고 있다. 기성용과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 칼라일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중앙수비수로 뛰는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63분을 뛴 기성용의 활약으로 선덜랜드는 칼라일 유나이티드를 3-1로 눌렀다.
당시 주전수비수 존 오셰어는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후보선수들도 마땅치 않았다. 고심을 거듭하던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은 기성용을 수비수로 기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기성용은 웨스 브라운과 호흡을 맞춰 중앙수비수로 뛰었다.

포옛은 “우리는 중앙수비수 발랑탕 로베르주와 모디보 디아키테가 모두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전에 수비수를 본적이 있었던 기성용을 임시로 기용했다. 다행히 잘 통했다”면서 웃었다. 이어 “사실 21세 이하 팀의 중앙수비수들을 데려오려고 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아 경험이 있는 선수를 기용하기로 했다”며 기성용을 쓴 배경을 밝혔다.
기성용의 본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하지만 최근 선덜랜드에 리 캐터몰이 복귀한 후 거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짭짤한 재미를 봤었다. 기성용은 지난해 12월 18일 홈에서 치른 리그컵 8강전 연장전에서 거함 첼시를 상대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기성용은 축구에서 골키퍼와 공격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포지션을 골고루 소화하는 ‘팔방미남’인 셈이다.
기성용은 8일 새벽 4시 45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그컵 준결승 1차전을 펼친다. 기성용의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지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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