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배영섭 룰' 도입 적극 찬성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1.07 14: 42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이른바 '배영섭 룰'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내비쳤다.
삼성 외야수 배영섭은 지난해 9월 8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헬멧에 맞아 골절상은 피할 수 있었고 CT 촬영 결과도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배영섭은 1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시 류 감독은 "수비 또는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다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투수의 공에 맞고 경기에 뛰지 못하는 건 다르다. 그동안 내색하지 않았지만 약이 얼마나 오르던지…"라며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리고 류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부상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하는 가운데 패하면 정말 화가 난다"고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KBO는 3일 야구규칙과 대회요강과 관련한 규칙위원회 심의결과를 확정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투수의 직구가 타자의 머리를 맞히거나 스치기만 해도 고의성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퇴장되는 규칙.
KBO는 지난 2003~2004년 2년간 투수의 공이 타자의 머리를 맞힐 경우 자동으로 퇴장되는 규칙이 있었다. 당시에는 직구 뿐만 아니라 손에서 빠진 힘없고 느린 변화구라도 고의성에 관계없이 투수는 무조건 퇴장 조치돼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변화구를 제외한 직구가 머리를 향하면 주심이 1차 경고 조치를 취하고 스치거나 맞을 경우에는 자동 퇴장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류중일 감독은 "구심이 직구 헤드샷에 대해 1차 경고 후 2차 퇴장 명령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나는 1차 경고 없이 곧바로 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 부분은 우리가 당해봐서 그런 게 아니라 머리 쪽은 정말 위험하다. 일본에서도 머리를 맞추면 곧바로 퇴장 처분을 받는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느린 직구를 구사하는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류 감독은 "구속에 상관없이 직구가 머리 쪽으로 온다면 엄청 위험하다. 느린 직구라도 얼굴 부위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며 "다만 변화구는 던지다보면 손에서 빠질 수 있으니 고의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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