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엄포스 엄태웅이 까칠하면서도 로맨틱한 매력남으로 돌아왔다. 장난기가 다분해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유진과 김유미를 들었다 놨다하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 7일 방송된 JTBC 월화미니시리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 연출 김윤철) 2회에는 오경수(엄태웅 분)가 위기에 처한 윤정완(유진 분)과 김선미(김유미 분)에게 도움을 주며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정완은 안도영(김성수 분)의 제안으로 시나리오 일을 다시 시작했다. 이에 정완의 주사로 인연을 맺은 경수는 정완을 짓궂게 놀리며 정완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술 취해서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치던 정완의 주사를 회상, 자신이 볼 때는 지금이나 20년 전이나 별로 달라질 게 없는 페이스라고 농담을 던져 정완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러나 정완이 성추행을 당할 위기에 놓이자 경수는 적극적으로 현장에 개입하며 정완을 도왔다. 우연히 안면이 있는 영화사 대표가 이혼녀 정완을 농락하는 모습을 목격한 경수는 일부러 그의 차를 들이받아 접촉사고를 냈다. 차에서 내린 경수는 자신을 아는척 하는 영화사 대표에게 “최대표님 명망도 있는데 쩨쩨하게 차 수리비를 드리는 것도 그렇고 대신 저와 영화나 한 편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한테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마음에 들 지 모르겠다. 중년남자의 속물근성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영화사 대표인데 나이도 딱 최 대표님 또래다. 작가 데리고 회의하자고 호텔이나 데리고 가서 못된 짓을 일삼는 남자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가장해 대놓고 속물근성의 영화사 대표를 조롱한 것. 그러면서도 경수는 얼굴이 일그러진 최 대표에게 “누가 보면 최 대표님이 한 줄 알겠다”라고 능청스럽게 일침을 가해 통쾌함을 선사했다.
경수의 기사도 정신은 해변가에서 만난 김선미(김유미 분)에게도 발휘됐다. 바위에 앉아있던 선미가 눈 깜짝할 사이 몰려든 밀물에 빠져나오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자, 경수는 주저하지 않고 바다로 들어가 선미를 구했다. 특히 “실례할게요”라는 정중한 말과 함께 선미가 물에 젖지 않도록 번쩍 안아들어 여심을 흔들었다. 그는 로맨틱한 장면을 꿈꾸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백마탄 왕자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때 바다를 늠름하게 걸어 나오던 경수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두 사람은 이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다. 다행히 여벌의 옷을 가지고 있는 경수는 “저기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자”라며 모텔을 가리켰다. 선미는 내심 당황해 쭈뼛쭈뼛 경수와 모텔로 향했지만, 경수는 선미에게 따로 열쇠를 건넸다. 선미는 ‘모텔’이란 장소가 주는 선입견 때문에 주저했지만, 경수는 아무런 흑심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같은 모습에 선미는 경수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묘한 관심을 드러내 앞으로 펼쳐질 로맨스 향방에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극 중 엄태웅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오경수를 연기한다. '모정의 결핍'으로 까칠한 성격에 완벽주의자가 된 오경수는 국내에서는 천만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압도적인 실력파다. 기사도 정신에 재력까지 갖췄으니 그야말로 탐나는 남자. 엄태웅은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으며 여심을 흔들었다.
한편 '우사수'는 좌충우돌 스토리와 허를 찌르는 반전이 담긴 유쾌하고 통쾌한 드라마로 세 여자의 성장을 통해 그녀들이 기대하는 판타지와 일, 사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그린 드라마다. 소설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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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