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그 남자하고 안 잤어!"..'따말', 판도라 상자 열렸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1.08 07: 37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지난 7일 방송된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김성수(이상우 분)은 나은진(한혜진 분)과 유재학(지진희 분)이 성적인 관계를 맺었는지 캐물었다. 이는 은진, 재학의 불륜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부터 성수가 안고 있던 문제였다. 은진은 '불륜'이 자신의 판도라 상자에 담긴 최악의 상황이라고 여겼지만, 더 깊은 곳에, 서로의 상처를 곪게 만들 문제는 '그래서 그 남자하고 잤냐'는 성수의 질문이었다.
은진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몇 차례 데이트를 나눴지만 잠자리는 갖지 않았다. 하지만 은진의 답을 놓고도, 두 사람의 생각은 엇갈렸다. 오히려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는 인상을 남겼다.

먼저 성수는 은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말을 믿으라는 거야?"라며 바닥에 주저앉은 성수의 모습에서는 모든 걸 놓아버린 상실감이 진하게 풍겼다. 이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는 깨졌고, 두 사람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었다.
재학에 대한 은진의 마음은, 과거 성수가 외도를 저질렀던 당시보다 짙었다. 지난 6일 방영분에서 은진은 엄마인 김나라(고두심 분)에게 "사랑했다. 자고 싶었는데 자면 우리 사랑이 바람피는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아져서 못했다"고 밝혔던 터. 몸은 아니지만 마음은 이미 재학과 관계를 맺었다고 실토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사실을 성수가 알게 될 경우, 배신감은 한층 진해질 것이 뻔했다.
'잤냐, 안 잤냐'. 수치스러움의 밑바닥에 달라 붙어있는 문제까지 들먹이며 은진과 성수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성수는 결국 은진에게 "지옥에서 사느니, 차라리 헤어지자"며 이혼을 요구했다. 이 말을 하기까지 성수는 제법 방황의 시간을 겪었다. 동창회에서 들려오는 은진의 이야기, 재학과 만남에서 느껴졌던 모멸감을 그는 몸싸움으로 풀어냈고, 술에 의지해 삭였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어진 그는 이혼을 택했다.
이제 둘의 관계가 이전처럼 회복될 수 있을지가 '따뜻한 말 한마디'에 남은 숙제가 됐다. 서로의 잘못을 너무 잘 알아서 누구 한 사람을 꼬집어 혼을 내주기도 미안할 정도다. 이들이 어떤 선택으로, 판도라 상자의 균열을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 또 각자의 상처를 보듬어 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따뜻한 말 한마디'는 JTBC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쓴 하명희 작가와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을 연출한 최영훈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한혜진, 지진희, 김지수, 이상우 등이 출연하며,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전파를 탄다.
plokm02@osen.co.kr
‘따뜻한 말 한마디’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