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 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이기에 할 수 있는 쫄깃한 타임 슬립이었다. 시간차와 상관없이 소환된 배드민턴 계 톱스타들의 총집합은 MC 강호동의 표현처럼 “돈을 주고도 못 볼 광경”이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예체능'에서는 청팀과 홍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치는 배드민턴 스타 박주봉, 하태권, 이동수, 김동문, 이용대,유연성과 2PM 찬성, 닉쿤, 존박 등의 모습이 그려졌다.
등장하는 것만으로 놀라움을 줬던 전직, 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의 연이은 등장은 '예체능' 화면을 여느 때보다 묵직한 존재감으로 채웠다.

이날 청팀과 홍팀은 신·구 배드민턴 최강자들을 중심으로 나뉘었다. 꽃미남 승부사이자 현 국가대표 선수인 이용대와 그의 파트너 유연성이 현 국가대표 코치 하태권, 이만기, 최강창민, 존박과 한 팀을 이뤄 홍팀으로 활약했다. 그에 맞선 청팀은 배드민턴의 신이라 불리던 박주봉 감독과 이동수, 김동문이 강호동, 찬성 닉쿤이 힘을 모았다.
흔히 볼 수 없는 조합에 강호동은 "배드민턴 1세대, 2세대, 3세대가 다 모여 있는 건가? 기적같은 일이다"라며 감탄을 표했다. 강호동의 말처럼 배드민턴의 1세대부터 현세대까지 모여 있는 청팀과 홍팀의 면면은 그이름에 부끄럽지 않을만큼 쫄깃한 대결로 이어졌다.
경기는 3경기로 21점을 먼저 획득한 팀이 승리를 거두는 형식이었다. 저마다 금메달은 수도없이 따 본 선수들이었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처럼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할만큼 자존심을 지키고 경기를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청팀의 승리. 강호동, 찬성, 닉쿤으로 이뤄진 청팀은 강호동의 대활약으로 존박, 이만기, 최강창민의 홍팀을 제치고 먼저 21점을 따냈다. 배드민턴 경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찬성은 "패배 이미지를 깼다"며 그 기쁨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두 번째 경기 역시 박빙이었다. 청팀에서는 닉쿤과 이동수, 홍팀에서는 이만기, 하태권이 주자로 나선 가운데 양팀의 뛰어난 코치진의 지휘가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닉쿤은 부담감에 의욕이 앞서 구멍으로 등극한 이만기의 틈새를 파고들어 연이은 스매싱 공격을 하며 점수를 획득했다.
'컴온맨' 하태권의 활약도 뛰어났다. 사실상 홍팀의 유일한 주자로 활약한 그는 선수 못지 않은 기본기를 가진 닉쿤과 과거의 라이벌 이동수에 맞서 일당백 주자로 활약했다. 특히 "내가 선수 때 이겼는데 밀리면 안 되겠구나.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며 경쟁심을 드러내는 모습에서는 2013년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승부의 세계가 표현돼 눈길을 끌었다.
다음주에는 더한 명승부가 예고됐다. 과거의 전설 박주봉과 김동문, 현재 국가대표 이용대와 유연성이 자존심을 걸고 불꽃 튀는 전쟁을 펼치는 것. '예체능'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 이 광경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고, 다음주에도 계속될 명승부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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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