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이 또 업그레이드된다.
한화는 지난달 말부터 홈구장 대전구장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덕아웃을 뜯어내고, 중앙 지정석과 외야 불펜 쪽을 뜯어 고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2년 리모델링으로 매년 업그레이드된 대전구장이 올 겨울에도 다시 공사에 들어간 까닭은 무엇일까.
▲ 팬 친화적인 구장으로

가장 먼저 팬 친화적인 구장이 되기 위함이다. 한화는 중앙 지정석을 백스톱 바로 뒤쪽으로 앞당겼다.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관중들이 백스톱 뒤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또한 좌측 외야의 관중석 일부를 없애는 대신 불펜 공간도 마련했다. 기존의 불펜은 외부와 차단돼 밀폐된 공간에 따로 분리돼 있어 관중들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리모델링으로 팬들은 백스톱 바로 뒤쪽에서 입체적으로 생동감있는 경기를 관람하게 됐다. 국내 구장으로는 포항구장이 유일했는데 1군 구장으로는 대전구장과 새로 완성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그 뒤를 따르게 됐다. 불펜도 좌측 펜스 외부로 공개돼 관중들도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게 됐다. 홈팀·원정팀이 반으로 나눠 쓰는 것은 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 세이프코필드를 모델로 삼았다. 볼거리가 아주 많아졌다.
한화 관계자는 "팬 위주로 변화를 줬다. 기존의 백스톱 뒤쪽에 위치한 임원실과 기록실도 관중석 위로 올라간다. 팬들이 더 좋은 곳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좋은 위치를 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팬 서비스의 질을 제대로 높였다. 불펜이 들어선 좌측 외야 관중석이 빠지지만 백스톱 뒤 '명당' 자리가 더 많이 들어서 1만3000석 정원도 유지한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도 강화됐다. 기존의 덕아웃도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덕아웃 위치를 외야와 그라운드 내부 방향으로 확장함으로써 공간과 통로를 더욱 넓혔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 한 것이다. 아울러 선수들 사이에서는 밀폐된 불펜에서 경기 감각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를 반영해 외부로 옮겼다. 탁 트인 공간에서 실전감각을 올리게 된 점도 플러스 요인. 팬들도 좋고, 선수들도 좋은 변화다.
▲ 벌써 3차 리모델링, 한화 통큰 투자
지난 1964년 개장한 대전구장은 꾸준한 개보수를 통해 오래된 구장치고는 크게 낙후되지 않다. 관리가 잘 이뤄진 대전구장의 진화는 2012년부터 본격화됐다. 2012년초 대전광역시에서 130억원, 한화 구단에서 15억원을 부담해 관중석을 3층으로 증축하고, 스카이박스와 익사이팅존을 신설하며 중형급 구장으로 거듭났다.
이어 2013시즌을 앞두고는 2차 리모델링으로 외야 펜스를 뒤로 밀고,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교체했다. 외야 펜스도 푹신푹신한 것으로 바꿔 안전도를 높였다. 2차 리모델링은 한화 구단에서 약 20억원에 달하는 전액을 투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덕아웃와 외야 불펜 그리고 백스톱 관중석으로 약 12억원을 썼다.
최근 3년동안 한화가 구장 리모델링에 투자한 비용만 해도 약 47억원에 달한다. 웬만한 FA 선수 영입 금액인데 한화는 구장 업그레이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는 어느 구장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특색 있는 구장으로 자리 잡았다. 대전구장은 이미 지난해 7월 특히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한 메이저리그 구장 관리 기술진으로부터 "메이저리그급 수준"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리모델링은 시즌 전 모두 마무리한다. 한화 관계자는 "공사는 2월말쯤 종료될 것이다. 시즌 전까지 완공에 전혀 문제없다"고 밝혔다. 팬들은 시범경기 때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전구장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화 구단의 통큰 투자와 리모델링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는 대전구장은 이제 새로운 야구 메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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