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최정에게 조언 "FA에 너무 목매지 마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08 06: 06

"어디를 가든 나는 형 편이야". 
SK 내야수 최정(27)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 주목받았다. 3루수 부문 골든글러를 받은 후 수상 소감에서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32)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최정은 "9년간 근우형과 뛰며 많은 도움을 받고 의지했다. 어딜 가든 형의 편에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 현장엫서 최정의 수상 소감을 들은 정근우도 뭉클한 마음에 눈시울을 살짝 붉혔고, 따뜻한 포옹으로 화답했다. 2005년부터 SK에서 함께 한 두 선수는 둘도 없는 사이였다. 정근우가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SK를 떠났지만 두 선수 사이의 우정은 변함 없었다. 

정근우는 "정이와는 정말 오랫동안 룸메이트를 했다. 방 안에서도 둘 다 야구에 미쳐 함께 야구밖에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며 "골든글러브 시상식 같은 큰 자리에서 정이가 내 이야기를 해줘서 마음이 뿌듯했다. 정말로 고마웠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정근우는 최근에도 최정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당연히 FA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정근우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4년 총액 70억원이라는 역대 FA 두 번째 고액 계약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최정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초특급 대어다. 
정근우는 "얼마 전에도 정이를 만나 FA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내가 느낀 건 FA라고 해서 너무 잘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걸로 인해 인생이 결정되는 게 아니다. 이번만이 기회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힘들어진다. 마음 편히 하던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스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정근우는 "나도 6~7월에야 뒤늦게 깨달았다. 시즌 초반에는 FA를 의식하고 부담이 있었다. 1경기, 1타석에 너무 목 맸다. 지나고 나니 소용없는 일이었다"며 "야구를 즐겁게 하는 게 최고다. FA가 전부라는 생각보다는 보너스 게임이라는 마음으로 했으면 조겠다. 당장 성적에 너무 목 매지 말고, 즐겁게 최선을 다해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제는 한화와 SK로 서로 다른 팀이 돼 적으로 만나지만 정근우는 '적'이라는 표현에 손사래쳤다. 그는 "다른 팀이지만 적은 아니다. 정이는 정이 역할이 있고, 나는 내 역할이 있을 뿐이다. 다른 팀이라고 해서 적이면 (김)태균이와도 이렇게 친하게 지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웃으며 최정과 만남을 기대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