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덕스,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실패…켄 거닉 기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08 06: 30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한 '전설' 그렉 매덕스(48)가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 
미국 '베이스볼싱크팩토리'는 8일(이하 한국시간) 매덕스가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다저스 담당으로 잘 알려진 켄 거닉 기자가 매덕스에게 기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닉 기자는 이날 MLB.com에서 잭 모리스에게만 투표하고 나머지 9명은 기권했다고 밝혔다. 
매덕스는 지난 7일 중간집계 결과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 가입된 회원 570명 중 130명으로부터 빠짐없이 100% 지지를 받으며 만장일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미 투표는 지난해 11월 끝났고, 투표권자는 최대 10명을 쓸 수 있다. 75% 이상 득표시 명예의 전당행이 확정되는데 매덕스의 경우 만장일치 여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거닉 기자의 기원으로 최종 투표 공개를 앞두고 매덕스의 만장일치가 실패로 돌아갔다. 거닉 기자는 명예의 전당에 15년째로 마지막에 도전하는 모리스에게만 투표했을 뿐 나머지 9표는 모두 기권으로 처리했다. 그 이유로 그는 '약물 시대에 뛴 모든 선수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물 시대에 대한 부정이 기권의 이유인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메이저리그는 이른바 '약물의 시대'였다.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로저 클레멘스처럼 내로라하는 스타 선수들이 약물 복용으로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들이 후보에 오른 지난해에는 명예의 전당 선수가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여전히 약물 후유증이 지속되는 만큼 그 시대를 아예 부정해야 한다는 게 거닉 기자의 판단이다. 
하지만 매덕스는 잘 알려진 대로 약물과는 전혀 관계없는 깨끗한 선수로 유명하다. 지난 1986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한 매덕스는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2008년 LA 다저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23시즌 통산 744경기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 탈삼진 3371개. 특히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7년 연속 15승 이상 올렸고, 1992~1995년에는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통산 5008⅓이닝 동안 볼넷이 999개로 9이닝당 볼넷이 1.80개에 불과한 정교한 제구가 강점이었다. 183cm 77kg의 작은 체구에도 칼 같은 제구력으로 약물의 힘을 빌린 선수들을 제압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꾸준함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그는 흠잡을 데 없는 사생활과 품성으로 절대 지지를 받았다. 은퇴한지 5년이 지난 올해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 첫 해부터 입성이 확실시됐다. 
만장일치가 깨진 매덕스에게는 역대 최고 득표율이라는 도전이 남아있다. 한편 명예의 전당 역대 최고 득표율은 지난 1992년 430표 중 425표를 받아 98.84%로 입성한 투수 톰 시버. 8일 현재까지 28.3%가 공개된 중간집계 결과 매덕스(99.4%) 톰 글래빈(96.3%) 프랭크 토마스(90.7%) 크레이그 비지오(78.9%) 등 4명만 75%를 넘겼다. 약물 스타 본즈(41.6%) 클레멘스(41.0%) 맥과이어(9.3%) 소사(7.5%)는 여전히 냉랭한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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