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 못지 않게 달콤 쌉싸름한 삼각관계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나라를 잃은 슬픔 속에 서로의 아픔과 진실한 마음을 나누는 하지원과 주진모, 그런 그들을 질투의 눈으로 바라보는 지창욱이 그 주인공.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 20회에서는 "왕비가 돼 달라"는 왕유(주진모 분)의 청혼을 받아드리는 기승냥(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기승냥은 왕유가 청혼과 함께 그 정표로 건넨 비녀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왕유의 사랑 고백이 기쁘기도 했지만, 자신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황제 타환(지창욱 분)을 떠올리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기승냥은 마음붙일 데 없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타환을 생각하며 뭔지 모를 감정이 담긴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그의 선택은 왕유였다.

왕유와 기승냥은 연철(전국환 분)이 죽을 위기에 처하고, 황궁의 역학관계에 변화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에도 한편으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을 키워나갔다. 기승냥은 어린 시절 왕유의 도움으로 원나라에 팔려가는 공녀 무리에서 빠질 수 있었던 것을 말했고,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던 왕유는 "네가 그 아이였구나. 살아 있었구나"라고 신기해 한 후 기승냥에게 애절한 키스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승냥의 처소에서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현재 왕유는 탁월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한 때 북쪽 변방으로 쫓겨나가 목숨을 겨우 부지했던 그는 연철과 태후 사이의 힘 관계를 이용해 황궁 내에서 자신의 권력을 잡고 있는 것. 이날 역시 황궁의 모든 이들은 결국 머리 좋고 책략이 뛰어난 왕유의 뜻대로 움직이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그는 타환과 당기세의 사랑을 독차지한 기승냥의 마음까지도 얻은 상황.
한편 어린아이 같기만 햇던 타환은 기승냥으로 인해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왕유에 대한 질투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던 그는 연철에게 독주를 먹여 죽일 계획을 세우며 왕유와 연철을 동시에 위협했고, 방송 말미 연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에는 실제 그를 칠 계획을 잡으며 놀라움을 자아넀다.
그간의 타환은 연철 승상 앞에서는 제대로 기를 펴지도 못하는 겁쟁이에 어린아이처럼 철딱서니없는 모습으로 귀여운 캐릭터와 가까웠던 것이 사실. 그러나 사랑과 그로인한 질투심으로 변한 타환은 승부사인 왕유를 위협하고 그의 계획을 자신의 뜻에 맞게 이용하는 등 한 층 독이 오른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극중에서 기승냥의 마음은 오랫동안 왕유에게 가 있었다. 이는 현재까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타환은 왕유와는 또 다른 자리에서 그의 가슴 한 켠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지 한치앞도 제대로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앞으로 펼쳐질 세 사람의 로맨스가 기대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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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