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협회 “MBC, ‘아들녀석들’ 원고료 체불 해결해달라”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1.08 12: 25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드라마 작가들이 MBC에 드라마 ‘아들녀석들’ 원고료 체불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8일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선덕여왕’ 김영현, ‘추적자’ 박경수,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혜련, ‘기황후’ 장영철, ‘아내의 자격’ 정성주 등 협회 소속 작가 171명은 지난 7일 MBC에 원고료 체불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연대 서명한 탄원서를 냈다.
앞서 ‘아들녀석들’은 2012년 12월부터 지난 해 3월까지 방송됐으나 제작사 투비엔터프라이즈가 출연료와 작가의 집필 고료를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협회는 “종영된 지 9개월이 넘은 현재까지도 집필 작가의 고료가 총 30회분중 3회분을 제외한 23회분 2억3천만원이 체불된 상태다”면서 “방송이 끝난 후 제작사 대표가 출연자들의 출연료뿐 아니라 집필 고료까지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고, 현재는 제작사의 실체마저 찾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MBC의 입장은 작가가 제작사와 집필 계약된 상태이므로 MBC는 법적으로 고료 대납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작가들의 주장은 다르다. 비록 고료 체불에 대한 MBC의 법적 책임은 물을 수 없을지 모르나 도의적 책임에서마저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아들녀석들’을 집필한 오상희 작가는 당초 제작사와 계약해 작품을 기획한 것이 아니라 MBC의 직접적인 의뢰에 따라 21회부터 중도 투입돼 집필했다.
협회는 “당시 오상희 작가는 MBC와 집필계약이 돼있는 상태였기에 이미 체결돼있던 MBC와의 계약으로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MBC는 앞서 집필한 원 작가와 제작사간의 계약 작품이라 곤란하므로 제작사와 체결할 것을 요청해 불가피하게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집필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작가 자신이 직접 제작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MBC의 사정과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제작사와 집필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MBC도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이라고 답답해 했다.
협회는 “정당한 원고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작가는 끝까지 MBC를 믿었고, 방송제작과 방영 날짜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마지막까지 원고 쓰는 데만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작가적인 양심과 책임으로 마지막 원고까지 넘긴 작가에게 현재 MBC는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앞서 MBC가 출연료를 받지 못한 ‘아들녀석들’ 출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한 것을 지적하며 “작가의 고료 체불사태에 대한 처리도 MBC 측에서 최소한의 의지만 있었다면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똑같이 정당한 주장에도 출연자들에겐 출연료를 지급하고, 끝까지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한 작가에게는 ‘책임 없다’는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MBC에게 우리 드라마 작가들은 크나큰 분노와 동시에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MBC가 ‘법적 책임 없음’이라는 방패 아래 도덕적 윤리적 채임을 내팽개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다수 방송 드라마가 외주 제작되는 현실에서 많은 드라마 작가들이 이번 고료 체불 사태의 경과를 예의중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작가들은 이 문제를 드라마 작가에 대한 MBC의 기본 인식을 드러내줄 사건으로 보고, 그 답변에 따라 다음의 대응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향후 대응 방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사가 작가들과 오랫동안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온 우호적인 관계가 이번 일로 손상되지 않길 바라며, 책임과 의무를 다한 작가가 더 이상의 피해와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들의 입장”이라고 MBC의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