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을 떨친 김동욱(33, 오리온스)이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되찾았다.
고양 오리온스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삼성전에서 16점을 넣은 김동욱을 앞세워 78-7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4승 18패가 된 오리온스는 삼성과 나란히 공동 6위가 됐다.
추일승 감독은 주전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장재석과 최진수를 동시기용하면서 그동안 중용했던 김동욱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기동력과 높이를 겸비한 최진수는 전반에만 11점을 뽑으며 맹활약했다.

그 동안 김동욱은 팀내서 득점과 경기운영까지 도맡았다. 너무 역할이 많다보니 부담도 심했다. 김동욱은 혼자 공을 몰고 슈팅까지 다했다. 전태풍과 함께 뛰면서 역할이 겹쳤고, 두 선수 모두 죽는 경우가 많았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김동육의 야투율은 36.1%에 불과했다. 극악의 효율성이었다.
삼성전 김동욱은 2쿼터 최진수와 교대돼 처음 코트를 밟았다. 리딩은 이현민에게 맡기고 찔러주는 공을 외곽슛으로 처리했다. 김동욱은 전반전 시도한 3점슛 두 개와 자유투 3개를 모두 꽂으며 9점을 올렸다. 볼점유율은 낮았고, 실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최진수가 들어왔지만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을 2번으로 계속 기용했다. 높이의 이점을 살린 그는 골밑에서 이정석과 이관희를 상대로 득점을 계속 올렸다. 간간히 찔러주는 패스도 날카로웠다. 2011년 12월 김승현과 맞트레이드되어 처음 오리온스에 왔을 때 보여줬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이날 김동욱은 2번과 3번을 자유롭게 오가며 맹활약했다. 특히 종료 36.6초전 6점 차로 달아나는 쐐기포를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김동욱은 16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실책은 하나만 기록했다. 자유투 3개는 실수가 없었다. 2점슛(2/3)과 3점슛(3/5)도 수준급 효율을 자랑했다.
김동욱의 각성으로 오리온스는 내외곽에서 초장신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중위권 경쟁에서 오리온스는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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