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33, 오리온스)이 확 달라졌다. 전성기 모습을 되찾았다.
고양 오리온스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삼성전에서 16점을 넣은 김동욱을 앞세워 78-7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4승 18패가 된 오리온스는 삼성과 나란히 공동 6위가 됐다.
추일승 감독은 주전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장재석과 최진수를 동시기용하면서 그동안 중용했던 김동욱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2쿼터부터 출전한 김동욱은 2번과 3번을 오가며 16점을 뽑아냈다. 특히 종료 32초를 남기고 6점 차로 달아나는 점프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꼽힌 김동욱은 “KT전에 대패하고 중요한 경기였다. 정신무장을 다르게 하고 나왔다. 파이팅이 잘 되서 마지막까지 역전을 안당하고 잘했다”며 웃었다.
4 대 4 맞트레이드를 한 KT전 대패는 오리온스에게 충격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 등 고참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김동욱은 “감독님이 수비 안하는 선수 필요없다며 고참들이 정신을 차리라고 하셨다. 고참들이 뛰면 수비가 느슨해졌다. 감독님이 저희 들으라고 하신 소리 같다. 기분 나쁘지는 않다”며 분발의 계기를 밝혔다.
이제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의 비중을 줄이고 성재준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김동욱은 “전혀 서운하지 않다. 나도 삼성에서 우승하고 (이)규섭이 형 자리를 꿰찼다. 나도 이제 34살이다. 밑에 선수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다. 감독님이 중요한 4쿼터에는 여전히 날 믿고 기용해주신다. 5분을 뛰더라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한층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그 동안 김동욱은 팀내서 득점과 경기운영까지 도맡았다. 너무 역할이 많다보니 부담도 심했다. 김동욱은 혼자 공을 몰고 슈팅까지 다했다. 전태풍과 함께 뛰면서 역할이 겹쳤고, 두 선수 모두 죽는 경우가 많았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김동육의 야투율은 36.1%에 불과했다. 극악의 효율성이었다. 이날 김동욱은 한층 높아진 야투률 66%를 기록하며 16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김동욱은 “전에는 투맨게임도 해야되고 선수들 찬스도 봐야했기에 체력부담이 심했다. SK전에서 내가 슛을 너무 못 넣어서 졌다. 그 때부터 계속 야간에 단체로 슈팅연습을 하고 있다. LG전에 쉬면서 체력안배가 됐고 슛 밸런스가 잘 맞아서 잘 들어갔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2번으로 뛰는 것에 대해선 “젊은 선수들을 따라다니는데 크게 힘들거나 지장은 없다. 2번으로 40분을 다 뛰는 게 아니다. 조금 느려도 짬밥이 되니까 잘 막고 있다. 공격에서는 2번을 보면 포스트업 등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 괜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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