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웅-카도쿠라, 'BB 아크' 지도위원 선임 배경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1.09 05: 59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가 류중일 체제 2기를 맞아 혁신적인 육성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선수 육성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인 'BB 아크'가 그것.
삼성은 내부 논의를 통해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의 강점인 시스템 야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일종의 베이스볼 아카데미 성격이라 할 수 있는 BB 아크를 경산볼파크에 설립한다.
이철성 코치가 BB 아크의 초대 원장을 맡을 계획이다. 강기웅 코치와 카도쿠라 켄 투수 인스트럭터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도위원은 단순히 코칭 능력을 갖춘 인물로만 구성되는 게 아니다. 분석, 멘탈, 체력 등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구단 직원이 슈퍼바이저를 맡아 관리, 기획 및 운영을 돕는다.

젊은 신인들 가운데 유망주를 선별해 기량, 멘탈, 인성 측면에서 집중 훈련이 이뤄진다. 2군 선수를 만들기 위한 3군이 아니라, 곧바로 1군에서 뛸 수 있는 유망주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또한 슬럼프에 빠진 1군 선수가 단기간에 컨디션을 추스를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할 계획.
강기웅 타격 코치와 카도쿠라 투수 코치가 BB 아크 지도 위원으로 선임된 이유는 무엇일까. 언젠가 류중일 감독은 강기웅 코치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밝힌 적이 있다. 현역 시절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옛정 때문은 아니었다.
류중일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때 강기웅 코치의 조언 덕분에 슬럼프에서 벗어난 적이 많았다. 원포인트 레슨 능력은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또한 류중일 감독은 "강기웅 코치가 가세한 뒤 3군 타자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호평하기도.
해외파 출신 채태인은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채태인이 성공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건 강기웅 코치의 조언 덕분. 채태인은 지난해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된 뒤 강기웅 코치의 조언으로 타격 자세를 바꿨다. 결과는 대성공. 채태인은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8푼1리(299타수 114안타) 11홈런 53타점 5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삼성 투수 인스트럭터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카도쿠라 코치는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의 구위 회복을 이끈 주역. 외국인 특급 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밴덴헐크는 전반기 3승 5패(평균자책점 4.50)로 부진했다. 끝모를 부진에 빠졌던 밴덴헐크는 카도쿠라 코치의 도움 속에 투구 자세를 교정하는 등 구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아 부었다.
"밴덴헐크는 구위 자체는 좋은 편이지만 퀵모션, 팔 위치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진단했던 카도쿠라 코치는 "퀵모션을 보완하다보니 자연스레 팔 위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카도쿠라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은 밴덴헐크는 후반기 들어 4승 4패(평균자책점 3.33)를 거두며 제 구위를 되찾았다.
류중일 감독은 "카도쿠라 코치가 밴덴헐크의 그림을 바꿔 놓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반색한 적이 있다. 초보 코치 답지 않게 뛰어난 지도 능력을 선보인 카도쿠라 코치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수년간 외부에서 대형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신 내부적으로 선수 육성에 힘썼다. 이른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유망주 육성에 주력했다. 삼성은 'BB 아크' 설립을 통해 화수분 야구의 극대화를 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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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웅-카도쿠라 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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