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신장 196cm’ 오리온스, 초장신 라인업 뜬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09 06: 59

오리온스가 색다른 개념의 초장신 라인업을 가동한다.
고양 오리온스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삼성전에서 78-7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4승 18패가 된 오리온스는 삼성과 나란히 공동 6위가 됐다.
높이의 승리였다. 추일승 감독은 초반부터 장재석(23, 203cm)과 최진수(25, 202cm)의 장신포워드 조합을 가동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최진수는 속공의 최전방에서 뛰며 덩크슛을 꽂고, 3점슛까지 구사했다. 올 시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정면돌파에 이은 레이업슛도 나왔다. 최진수는 전반에만 11점을 뽑았다. 

장재석과 최진수 조합은 수비에서 위력이 더했다. 2미터가 넘는 장신라인업에 삼성도 쉽게 골밑슛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둘은 높이가 낮은 앤서니 리처드슨과 리온 윌리엄스의 단점을 상쇄시켰다.
2쿼터 후반부터는 김동욱이 출전했다. 추일승 감독은 앤서니 리처드슨-장재석-최진수-김동욱을 동시 가동했다. 178cm의 이현민이 가드를 봐도 평균신장 195.6cm의 초장신 라인업이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리딩부담에서 벗어난 김동욱은 골밑에서 나온 공을 확률 높은 외곽슛으로 처리했다. 195cm의 김동욱이 2번을 보면서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경기종료 33초전 터진 김동욱의 쐐기포도 박재현이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이가 들어오면서 인사이드에 안정감이 생겼다. 후반에 (김)동욱이가 투입되면서 정리를 해줬다. 제공권 우위로 경기를 우리 쪽으로 끌고 왔다”며 높이를 승인으로 꼽았다. 특히 2번으로 뛴 김동욱의 활용에 대해 “김동욱을 작은 선수가 맡으면서 공격에서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2번으로 기용했다. 코치들의 아이디어였다”며 흡족함을 보였다. 
김동광 감독 역시 “높이에서 미스매치가 있었다. 마지막에 지역방어를 써도 됐는데 최진수나 김동욱이 외곽슛을 던지는 선수라서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 김동욱이 골밑에 있을 때 도움수비를 갔었어야 했는데 너무 정직하게 수비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동욱은 마산고시절 센터까지 소화했던 선수다. 단신선수를 골밑에서 제대로 요리할 줄 안다. 김동욱은 “공격에서 2번을 보면 포스트업 등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 괜찮다”고 평가했다. 수비에서 문제는 없을까. 그는 “젊은 선수들을 따라다니는데 크게 힘들거나 지장이 있지는 않다. 2번으로 40분을 다 뛰는 게 아니다. 내가 조금 느려도 짬밥이 되니까 잘 막고 있다”며 걱정을 불식시켰다.
추일승 감독은 경기 중 초장신라인업과 정상라인업을 교대로 써가며 상대방에게 부담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195cm의 슈팅가드와 202cm의 스몰포워드는 KBL에서 여간 부담이 아니다. 오리온스를 만나는 팀들은 이제 미스매치부터 걱정해야 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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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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