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성분 테스트를 기분 좋게 마친 SK가 이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오는 15일부터 플로리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런데 올해 전력의 핵심이라고 평가받는 이명기(27)와 한동민(25)의 이름이 없다. 부상 때문인데 이만수 SK 감독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SK는 9일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참가할 45명의 선수들을 공식 발표했다. 체성분 테스트의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주축 투수 6명을 비롯해 총 9명이 1차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던 작년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합류할 수 있다. 이만수 감독도 “작년보다는 사정이 훨씬 낫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미 계획된 전지훈련 일정을 순조롭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명기와 한동민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명기는 정근우가 빠져 나가 공석이 된 리드오프 자리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지난해 14개의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등장한 한동민 역시 팀이 기대하는 차세대 거포 요원이다. 두 선수는 이 감독의 추진하고 있는 점진적 세대교체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상 때문에 한국에 남는다.

지난해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한 이명기는 지난해 12월 시행됐던 SK의 괌 재활캠프에서 가장 좋은 진척도를 보여준 선수였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때문에 일찌감치 이명기는 1차 전지훈련에 데려가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만 선수의 사기를 고려해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 무리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동민도 어깨가 좋지 않다. 현재는 공을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한동민을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킬 생각이었다. 다만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재활군에 남기기로 했다. 이 감독은 “사실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급할수록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선수가 겨우 내내 한국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2월 1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에는 포함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내면서 “2차 전지훈련부터는 무조건 참여할 수 있도록 재활에 신경 써줄 것을 트레이닝 파트에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구단도 두 선수를 비롯, 윤길현 이재원 등 재활 선수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재활캠프를 마련해 운동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와 팀 내 임무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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