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복용 선수들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1990년대 최고 거포 '빅허트' 프랭크 토마스(47)가 약물 복용 선수들에 향하고 있는 엄격한 잣대에 정당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마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14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83.7% 득표율을 받아 그렉 매덕스(97.2%), 톰 글래빈(91.9%)과 함께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됐다.
토마스가 매덕스·글래빈과 함께 후보 첫 해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반면 2년 연속 고배를 마신 선수들도 많았다. 특히 약물 복용 선수인 로저 클레멘스(35.4%) 배리 본즈(34.7%) 새미 소사(7.2%)가 대표적이다. 8년째 도전한 마크 맥과이어(11.0%)는 겨우 후보 자격을 유지했고, 4년째 도전한 라파엘 팔메이로(4.4%)와 후보 첫 해의 에릭 가니에(0.4%)는 5% 미만으로 향후 후보 자격도 상실했다.

이 같은 투표 결과에 토마스는 정당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그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지만 나 역시 이게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명예의 전당은 부정 행위가 용납되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약물 복용은 엄연히 부정 행위이고, 신성한 명예의 전당과 순수한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토마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그가 약물 시대에도 정정당당하게 스스로 힘으로 승부한 '청정' 타자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지난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토마스는 2008년 오클랜드 애슬리텍스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2322경기에서 타율 3할1리 2468안타 521홈런 1704타점을 기록했다.
1993~1994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한 토마스는 40홈런 이상을 5시즌이나 달성했고, 100타점 이상도 11시즌에 달한다. 특히 1991~1998년 8년 연속 100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본즈를 비롯해 맥과이어, 소사, 팔메이로 등 같은 시대를 수놓은 거포들이 많지만 토마스와 달리 그들은 모두 약물로 빛을 잃었다.
토마스의 활약은 순수한 거포의 성적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그는 "나는 100% 깨끗하다. 그래서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시절 많은 선수들이 약물을 복용했지만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컨디션만 좋으면 40홈런 120타점을 할 수 있었다. 그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구라도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되면 긴장된다.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당선이 100% 확실한 매덕스 정도였을 것"이라며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 중 1%만이 명예의 전당 입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내가 그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렸는지 모르겠다"며 "투표를 해준 기자들에게 감사한다. 나와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글래빈 역시 "미식축구, 농구와 달리 야구는 몸이 크지 않아도 성공할수 있다는 걸 증명하게 돼 기쁘다. 윤리와 불굴의 정신을 가르쳐준 부모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물 선수들과 달리 정정당당하게 승부한 것이기에 더욱 뿌듯해 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약물 선수들은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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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클레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