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김현수만 주전으로 결정됐다. 나머지 선수들은 캠프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두산 베어스 송일수(64) 감독이 2014년 팀 운영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송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시무식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송 감독은 김현수만 주전으로 확정됐다며 스프링캠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하는 일문일답이다.

-비시즌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가.
쉬는 동안 흥미로운 생각을 많이 했다. '올 시즌 마무리를 누가 할까, 누가 활약을 할까' 기대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투수는 이용찬, 새로운 외국인선수가 기대된다.
- 슬로건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내세웠다. 이제까지의 두산에 부족한 점이라고 생각했는가.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고 '좀 더 열심히 하자'는 의미다. 작년 시즌을 보다보니 다른 팀에서 일찍 경기를 포기하는 걸 봤기에 그런 의미로 말씀을 드렸다.
- 작년까지 2군에만 있었다. 1군은 처음인데.
1군과 2군은 다르다. 1군은 승리, 2군은 육성이 기본이다. 일단은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 팬들에게는 친근하게 다가가고 선수들은 '정말 힘들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훈련을 시킬 것이다.
- 전지훈련 방침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선수들을 주전/백업급으로 나누는 건 생각 안 한다. 다만 나이에 따라. 훈련 방침은 다를 수 있다. 1월에는 체력 중심으로 하체강화, 러닝을 시켜 체력을 끌어올리고 미국에서 투수들이 들어오면 팀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 훈련을 시킬 것이다.
- 노장 선수들이 많이 빠진 것에 대한 생각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에 나간 베테랑 선수들을 능가하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 그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 올 시즌 구체적인 성적 목표는?
굳이 말씀 안 드려도 알겠지만 마지막에 팬들과 축배를 드는 것이다. 올 시즌 몇 승을 하겠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니퍼트 20승' 이런 식으로 해도 100승이 넘는다.
- 백업이 많은 게 장점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두산은 선수층이 두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실력차가 많이 나지 않는 건 사실이다. 경쟁을 통해 주전 자리를 다툰다면 더욱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 올해 유력한 우승후보는?
특히 NC의 전력이 많이 좋아져서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 작년 독보적으로 삼성이 치고 올라간 게 아니다. 1위부터 4위까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올해는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즌이다.
- 선수와의 의사소통은?
의사소통이라는 게 생각보다 일본어만 하니까 한국어를 못 한다고 오해하신다. 듣는 건 잘 한다. 오해 없으셨으면 한다. 사생활에서는 형님이나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런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이다.
-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건 무엇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는가.
1승이라는 게 작지만 크다. 작년 1승 부족했는데 비난하는 뜻이 아니다. 패배에는 이유가 있는데, 예를 들어 투수 기용이나 타이밍이 안 맞아 1승을 못 했다. 올해는 그런 부분이 없도록 코칭스태프랑 잘 이야기해서 풀어가겠다.
- 두산의 강점, 그리고 약점은 무엇인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게 큰 강점이다. 약점은 백업포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장타력을 가진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칸투 선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선수의 활약에 따라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할 것 같다.
- 두산의 현재 전력은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가.
몇 위를 하겠다는 건 말씀드리기 힘들다. 누구나 위에 있고싶은 마음은 똑같다.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서 모두 다 함께 축배를 들고싶은 마음이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그리고 투수기용 등 벤치의 힘을 잘 키워서 매경기 전력 다하겠다.
- 투수교체 타이밍은 어떤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멘탈이나 던지는 상태 등을 보면서 길게 가거나 짧게 가는 걸 결정할 생각이다.
- 올해 두산을 한 글자로 정한다면?
재미있게, 즐겁게 이긴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즐기는 야구, 이기는 야구로 표현할 수 있겠다.
- 코칭스태프 인선이 늦은 게 아닌가.
1군 코치, 2군에 있다가 올라온 분 많아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2군 스태프는 팀에 새로 와서 팀 파악이 덜 되었을 수 있다. 캠프가서 손발을 맞춘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 트레이닝 코치를 일본에서 초빙한 이유는?
선수들이 1년 동안 시즌을 치를 체력이 필요하다. 캠프 기간동안 트레이닝 코치를 섭외한 건 제대로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다.
- 이용찬의 정확한 보직은?
이상적인 건 마무리를 해 주면 좋겠다. 이용찬은 힘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임무를 맡아줬으면 좋겠다. 특히 마무리라는 자리는 막중한 책임을 맡는 포지션이다.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줬으면 한다.
- 데이터와 감 가운데 어느 것을 중시하는가.
데이터도 물론 중요시한다. 그렇지만 그 보다는 야수들의 타구방향을 중시한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컨디션이 좋을 때는 좌측 타구가 나온다고 치자. 그런데 우측 타구가 자꾸 나온다면 제 컨디션이 아닌 거다. 그런 걸 참고한다.
- 취임식 당시 1000타석이 빈다고 이야기했었다.
계산해보니 300타석이나 500타석은 새로운 외국인선수가 공백을 메웠으면 한다. 방금 말한 박건우나 고영민이 올해는 부활해 이런 공백을 메웠으면 한다. 누구든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 된다. 누구라고 말 안 해도 누구나 튀어나와 공백 메워줬으면 한다.
- 고영민은 작년 2군에서 중견수를 했다. 올해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 외야수가 줄었다. 외야전향은 생각 안 한다. 되도록이면 내야 본다. 윤석민이나 최준석의 자리를 메워줬으면 한다. 외야 전향은 생각 안 한다. 가장 좋은 건 2루수다. 서로 경쟁을 하면 이기면 남는 것이고, 밀리면 다른 포지션으로 간다.
- 김동주 선수는 계획에 없는가.
첫 번째는 선수 본인이 자기 포지션을 맡는 것이다. 캠프 가서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면 시범경기부터 기용을 해 볼 생각이다. 지금 주전 확정된 건 김현수 뿐이다. 나머지는 경쟁을 벌일 것이다.
- 시즌 중에도 주전경쟁은 계속되는가.
가장 이상적인 건 주전이 잡혀있는 팀이다. 그대로 가고싶은데 경기 하다보면 그렇게 안 되는게 사실이다. 부상선수나 컨디션 저하때는 백업선수를 기용할 것이다. 주전은 고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백업으로 채워넣을 생각이다.
- 우승 공약을 내세운다면?
만약 우승을 한다면 검은색이나 금색 가발을 쓰겠다.(웃음)
cleanupp@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