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제니스가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를 상대로 '서브의 힘'을 과시하며 승리를 따냈다.
도로공사는 9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22, 25-23, 25-16)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도로공사는 8승 9패(승점 24)로 3위 KGC인삼공사(승점 25)를 바짝 뒤쫓았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12승 4패(승점 35)로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지난 경기서 KGC인삼공사에 3-0 완승을 거둔 후 "이렇게만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던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얼굴은 이날 경기가 끝날 무렵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완벽한 경기를 하고도 내심 불안해했던 리시브 라인의 숙제, 그리고 선수들의 기복이 거짓말처럼 IBK기업은행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도로공사는 8개의 서브 에이스와 10개의 블로킹으로 IBK기업은행을 꽁꽁 묶어 넘어뜨렸다. 28득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준 니콜의 활약은 물론, 서브 에이스 4개로 4득점을 올린 오지영의 강타와 5개의 블로킹으로 IBK기업은행의 공격 루트를 차단한 장소연(7득점)도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일찍부터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카리나(16득점, 블로킹 2개)와 박정아(11득점)만이 간신히 두 자릿수 득점을 넘겼고, 김희진(8득점, 블로킹 2개)도 부진해 삼각편대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리시브 라인이 부진하면서 IBK기업은행은 1세트 내내 도로공사에 끌려갔다. 리시브가 흔들린 상태에서 막강한 에이스 니콜이 버티고 있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경기를 편하게 풀어가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16-6까지 끌려가는 상황에서 이효희의 연속 서브 에이스와 김희진의 블로킹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24-22까지 쫓기면서도 도로공사는 쉽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김선영의 서브 에이스로 마지막 25점째를 따낸 도로공사는 기분 좋게 첫 세트를 가져왔다.
도로공사는 2세트서도 상대 범실과 니콜의 연속 득점을 엮어 일찌감치 5-2 리드를 잡았다. IBK기업은행은 좀처럼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끌려오다 김희진과 채선아, 카리나의 연속 득점으로 21-18까지 쫓아왔고, 23-22까지 추격해 카리나의 블로킹으로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었다.
23-23 동점 상황에서 빛난 이는 '해결사' 니콜이었다. 니콜은 연달아 두 개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IBK기업은행을 무너뜨렸고, 결국 25-23으로 2세트도 도로공사가 가져가며 승부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세트서도 도로공사의 기세는 계속 이어졌다. 2-2 상황에서 장소연의 블로킹과 니콜의 오픈으로 먼저 앞서나간 도로공사는 니콜을 중심으로 장소연이 블로킹과 시간차를 곁들이며 공격을 뒷받침했다. 장소연의 블로킹과 황민경의 서브 에이스가 연달아 터지며 12-4까지 앞서간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의 추격을 용납치 않았고, 오지영의 3연속 서브 에이스까지 IBK기업은행의 코트를 맹폭하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IBK기업은행은 도로공사의 강서브에 추격의 의지를 잃었다. 결국 도로공사는 뒤집기를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짓고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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