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웰 주장 넣고, 이현호 코치 막고...유도훈 노림수 적중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09 21: 51

‘주장’ 리카르도 포웰이 한 골 넣으니 ‘플레잉코치’ 이현호가 막는다. 유도훈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9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서울 SK를 75-66으로 눌렀다. 16승 16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한 전자랜드는 4위 KT를 한 경기 반 차이로 추격했다. 22승 9패가 된 SK는 여전히 울산 모비스에 반 경기 뒤져 2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전 유도훈 감독은 포웰을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했다. 기존 주장 이현호는 ‘플레잉코치’가 됐다. 과연 무슨 복안이었을까. 유 감독은 “아무래도 코트 안에서 오래 뛰는 포웰이 주장이 되면 응집력이 생길 것이다. 포웰이 책임감이 생겨 짜증도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현호가 플레잉코치를 보기로 서로 합의했다”면서 웃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날 이현호는 올 시즌 개인최다 17점을 폭발시켰다. 수비에서 애런 헤인즈를 꽁꽁 묶으며 리바운드 9개를 잡았다. 포웰은 4쿼터 결정적 바스켓카운트를 포함해 19점을 올렸다.
경기 후 두 선수는 나란히 수훈선수로 뽑혔다. 이현호는 “포웰이 경력도 있고 경험도 있다. 팀에 어느 정도 해줘야 되는 선수라 책임감을 주기 위해서 맡겼다. 포웰이 나이도 있어 주장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외국선수인 포웰이 주장을 맡게 됐을까. 이현호는 “감독님이 주장자리를 포웰에게 넘기면 어떠냐고 하셨다. 책임감을 실어야 한다고 해서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갑자기 ‘넌 플레잉코치를 해라’고 하셨다. 난 그 정도는 아니다. 확 늙어지는 기분”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이현호는 공수에서 코치로서 모범을 보였다. 시즌최다득점에 대해 이현호는 “나에게 수비가 타이트하게 붙지 않았다. 당연히 던져야 할 타이밍이었다. 내 수비수가 다 도움수비를 하러 다녀서 포웰과 정영삼에게 미안했다. 오늘은 좀 넣으니까 도움수비를 못 하더라”면서 웃었다.
옆에서 듣던 포웰은 “주장을 맡아 쿨하다. 큰 역할이다. 동료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팀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한다. 팀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더 좋은 일”이라며 주장직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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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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