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가 끝났다. 올해는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3명의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예를 누리면서 자연스레 향후 유력후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MLB 사무국은 9일(이하 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당초 만장일치 추대의 가능성까지 엿보였던 '제구력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97.2%)를 비롯, 톰 글래빈(92%)과 프랭크 토마스(83.7%)가 후보자 첫 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투표를 통해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3명이나 나온 것은 놀란 라이언을 비롯해 총 3명이 명예의 전당으로 향한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명예의 전당 후보자 자격은 MLB 무대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선수 중 MLB를 떠난 지 5년이 된 선수에게 최장 15년간 주어진다. 득표율이 5%로 떨어지면 15년과 관계없이 후보자 자격을 박탈당한다. 올해는 19명의 신규 후보자 중 14명이 첫 해에 자격을 잃었다. 쟁쟁한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관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전망은 어떨까. 우선 2015년에는 확실한 두 투수가 나온다. ‘빅 유닛’ 랜디 존슨과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그 주인공이다. 존슨은 1988년 MLB에 데뷔, 2009년까지 통산 618경기에서 303승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당대 최고의 좌완 투수였다. 사이영상만 5차례, 올스타 10차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1차례(2001)에 선정됐다. 300승을 넘겨 이견의 여지가 없는 후보로 손꼽힌다.
세 차례(1997·1999·2000) 사이영상에 빛나는 마르티네스 역시 75%는 무난히 넘길 후보로 거론된다. 1992년 MLB에 데뷔한 마르티네스는 2009년까지 통산 476경기에서 219승100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300승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을 비롯한 큰 무대에서의 강인한 인상들, 그리고 MLB 역사상 6위에 해당되는 6할8푼7리의 승률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편 2년째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한 크레익 비지오는 올해 74.8%라는 아쉬운 수치를 좀 더 끌어올려 드디어 쿠퍼스타운으로 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덕스, 글래빈이라는 옛 동료들이 후보자 첫 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가운데 트리오 중 마지막 하나인 존 스몰츠 역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1996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스몰츠는 7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MLB 통산 723경기에서 213승155패154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또 하나의 ‘예약자’ 켄 그리피 주니어가 후보로 등장한다. 1989년 시애틀에서 MLB에 데뷔한 그리피 주니어는 2010년까지 2671경기에서 통산 타율 2할8푼4리와 2781안타, 630홈런,1836타점을 기록했다. 역시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 통산 601세이브를 올린 트레버 호프만, 422세이브를 올린 빌리 와그너 유력한 후보자들이다. 이 선수들에 비해 가능성은 다소 낮지만 짐 에드먼즈, 트로이 글로스, 제이슨 켄달, 마이크 햄턴도 2016년 후보가 된다.
2017년에는 약물 의혹과 관련이 있는 매니 라미레스와 이반 로드리게스가 후보로 나온다. 성적 자체는 명예의 전당에 두드려볼 만하지만 ‘약물’이라는 싸늘한 시선을 어떻게 지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약물과 자유로운 통산 2590안타의 주인공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좀 더 인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7년에는 첫 후보자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 어려운 해가 될 수 있다.
많은 선수가 신규 후보자로 대거 등장하는 2018년에는 치퍼 존스와 짐 토미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띈다. 통산 타율 3할3리, 2726안타, 46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한 존스는 애틀랜타 10번의 영원한 주인공이다. 통산 612개의 홈런을 때려낸 토미 역시 올해 헌액된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약물과는 자유로운 선수였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