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HOF행' 매덕스-글래빈, "서로에게 배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10 07: 04

영혼의 동반자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성기를 이끈 그렉 매덕스(48)와 톰 글래빈(48)이 그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2014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 571표 중에서 매덕스가 555표를 받아 가장 높은 97.2%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글래빈도 525표로 득표율 91.9%가 돼 뒤를 이었다. 두 선수 모두 명예의 전당 후보 첫 해부터 90% 이상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쿠퍼스타운으로 향하게 됐다.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된 후 두 선수는 서로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1988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한 매덕스는 1993년 뉴욕 양키스의 거액 제안을 뿌리치고 애틀랜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1987년부터 애틀랜타에서 활약한 글래빈과 한솥밥을 먹게 된 순간. 글래빈이 2003년 뉴욕 메츠 이적하기 전까지 10년을 함께 뛰었다. 

매덕스-글래빈이 함께 한 애틀랜타는 10년간 8년 연속 포함 9번이나 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3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특히 1995년에는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컵스에서 마지막 해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매덕스는 애틀랜타 이적 첫 3년까지 4년 연속 사이영상을 독식했으며 글래빈도 3차례 20승과 함께 사이영상을 한 번 받았다. 
원투펀치가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것은 매덕스-글래빈이 역대 9번째인데 그 중에서 10년 이상 한 팀에서 함께 활약한 것은 두 선수가 최초다. 함께 한 10시즌 동안 매덕스는 다승왕 2회 포함 178승을 수화했고, 글래빈은 다승왕 3회 포함 169승을 올렸다. 10년 도합 347승으로 애틀랜타(952승) 승리의 36.4%를 차지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선수는 명예의 전당 입회 후 서로에게 걱담을 아끼지 않았다. 영광스런 순간의 기쁨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매덕스는 "동료와 함께 입성하게 되어 기쁘다. 글래빈은 내게 100% 힘으로 던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줬다"며 "양키스로 갔으면 우승을 4번이나 할 수 있었겠지만 애틀랜타에서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컨트롤 투수로 평가되는 매덕스는 컵스 시절만 해도 제구보다 강속구를 앞세운 투수였다. 하지만 글래빈과 함께 하며 제구를 다듬을 수 있었다. 애틀랜타로 이적 전후로 그의 9이닝당 볼넷은 2.84개에서 1.37개로 두 배 넘게 줄었다. 
글래빈도 배운 게 많았다. 그는 "매덕스는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구상하고 실행했다. 자신의 투구 뿐만 아니라 타자의 모습을 보고 구상을 바꾸기도 했다"며 "매덕스를 만나기 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그 전까지는 내 중심으로 투구했지만, 그의 영향으로 타자를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매덕스를 보고 두뇌 피칭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는 피칭으로 롱런을 할 수 있었다. 
매덕스와 글래빈은 오는 7월27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명예의 전당에 공식 입회한다. 함께 있어 두려울 게 없었던 그들이 가장 영광되는 순간에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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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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