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가 장근석과 아이유의 행복한 모습으로 결말을 맞았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9일 종영한 '예쁜 남자'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버림받고 소외됐지만, 기득권에 굴복하지 않고 제 발로 서려는 2인자들의 성장기와 풋풋하지만 가슴 아린 사랑, 또 성공녀들이 보여주는 사회적 모순 등이 유기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예쁜 남자'라는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드라마 '예쁜 남자'는 그 자체로 키치한 감성을 품고 있는 만화적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면서 그 안에 담긴 깊은 메시지가 가려졌고, 이에 폭넓은 대중의 시선을 끄는데는 실패하면서 같은 시청층을 겨냥한 경쟁작인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의 독주와 이어진 '별에서 온 그대'의 무서운 화력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을 받아들었다.

또 한류스타 장근석과 국민여동생 아이유가 만들어낸 1, 2회의 밝고 유쾌한 만화적 분위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출생의 비밀 등 드라마적 감성에 융화되며 이도저도 아닌 게 돼버렸다는 평이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빛났다. 배우 장근석은 이번에도 독고마테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분하면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마성의 외모로 모든 여자를 유혹한다는 얼핏 비호감으로 비쳐지는 캐릭터는 대체 불가 배우 장근석을 만나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극을 이끌었다.
장근석은 바람에 날리는 단발머리 버스신을 시작으로 매회 다양하고 과감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시청자에 지루할 틈을 선사하지 않았고, 보통이와 있을 때의 해맑은 모습과 함께 냉철한 사업가, 모정을 그리워하며 쏟은 눈물 등 폭넓은 연기는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인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유는 전작 '최고다 이순신'의 우울한 모습을 모두 떨쳐버리고 '마테 바라기' 김보통으로 분해서 국민 여동생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이유는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독고마테만을 담는 순정녀에서 그를 위해 못 할 일이 없는 억척녀, 또 응큼한 소녀의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장우는 김보통만을 바라보는, 보통이와 똑닮은 순정남 최다비드로 분해 먼지마저 사랑하는 4차원 매력을 소화했다. 테리우스 헤어스타일에 검정 롱코트로 다비드룩을 완성한 그는 아이유와 보여주는 코믹 연기와 함께 마음이 예쁜 남자로 보통이와 시청자를 힐링시키는 부드러운 남자로 자리를 잡았다.
독고마테에 키를 알려 주는 홍유라 역 한채영은 최근 출산한 유부녀라고는 믿기지 않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미모에서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로 극에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고, 김보연은 독고마테를 무너지게 하는 나쁘지만 강한 여자, 친모 나홍란 역으로 등장해 극의 중심을 잡았다. 또한 독고마테의 성장을 도운 소유진, 김예원, 차현정, 박지윤, 김보라, 정선경, 김민주의 출연은 '예쁜 남자'만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예쁜 남자' 후속으로는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 등이 출연하는 로맨틱 감성 느와르 '감격시대'가 오는 15일부터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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