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의 리얼한 속사정은 어떨까'라는 간단한 의문 속에 첫발을 내디뎠던 케이블채널 tvN '청담동 111'(연출 문태주)이 8주간 총 8회의 방송을 선보이고 지난 9일 종영했다.
'청담동 111'은 최근 유행하는 리얼리티에 드라마를 접목시킨 리얼드라마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해, 전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송을 선보였다. 이같은 독특한 설정은 리얼리티에서는 잡지 못했던 웃음포인트까지 추가함으로써 보는 재미를 강화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 AOA 등 기획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총출동한 것은 물론, 그간 화면 뒤에서 묵묵히 이들을 돕기만 했던 회사 스태프(심지어 한성호 대표까지), 소속 연습생들까지 화면 안으로 끌여들인 점은 방송 초반부터 흥미를 유발했다.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청담동 111'은 방송 초반부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검색어 1위를 장식하며 이를 입증했다. 당시 '청담동 111'은 종합검색 10만을 넘는 검색량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큰 인기를 누렸던 '상속자들' '응답하라1994'를 앞서기도 했다.
실제 있었던 일을 토대로 대본없이 직접 당사자들이 해당 에피소드를 재현하는 촬영 방식은 보는 이에게 흡사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각각의 캐릭터를 안은채 그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양새는, 단순한 계약으로 얽힌 갑과 을의 관계보다 오히려 오순도순 살아가는 한가족같은 기분을 선사했다.

통장에 저작권료가 1000원 단위로 찍힌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화려하게만 보였던 아이돌 그룹 가수의 수입이 데뷔 후에도 거의 없다는 것, 화면상으로 예쁘기만 했던 걸그룹 멤버가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을 하고, 늘 웃고만 있던 그룹 멤버들이 실제로는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하고 있는 모습 등은 그간 보지 못한 연예계 이면으로 이들을 더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청담동 111'의 가장 큰 수확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FNC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기획사에 대한 인지도와 친근함의 증대였다. 실제로 방송되는 동안 각 포털사이트에는 FNC엔터테인먼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노출되는 등 기획사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한층 높아졌다.
이는 그간 방송에 등장했던 대형기획사들이 단순히 누군가를 평가하고, 서바이벌을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로 FT아일랜드, 씨엔블루의 팬들 입장에서는 해당 아티스트들이 기획사와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tvN 관계자는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연예기획사의 다양한 비주얼과 속사정을 방송에 담아냈다. 한성호 대표 등의 소속사 관계자들이 강압적이지 않는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함을 더했다"고 밝혔다.
분명 '청담동 111'은 단순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재미요소 외에도 FNC엔터테인먼트가 한층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엔터업계에 관심이 무지했던 대중들도 3대 대형기획사 외에도 소위 잘 나가는 연예기획사의 존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고, 소속사 매니지너와 아티스트가 단순 상하관계나 계약관계로 얽힌 사이가 아닌 가족처럼 친근한 인간적 유대관계로 맺어진 사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청담동 111'의 문태주 PD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향한 잘못된 편견을 씻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던 방송이다. 또한 방송을 찍는 동안에 FNC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와 관계자들이 더욱 돈독해졌다고 하더라. 오랜 기획기간을 거쳐 탄생한 '청담동 111'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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