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한화 외인, "마무리 단계, 신중에 신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11 06: 29

"다 거기서 거기야". 
한화 김응룡(73)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 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영입한 이후 마지막 투수가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지난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7일 구단 새용품 지급날 감독실에서 취재진을 맞이한 김 감독의 한 손에는 A4 종이 한장이 들려있었다. 손떼를 많이 탄듯 꼬깃꼬깃해진 종이에는 외국인투수 리스트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외국인 투수에 대한 김 감독 고민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특출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빨리 결정이 나야 하는데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캠프 시작이 5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김 감독의 마음도 급해진다. 올해 성적의 키를 쥐고 있는 게 외국인 투수이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도 신중히 선수를 물색했고, 이제는 접촉한 선수로부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미 볼 만한 선수들은 거의 다 봤다. 협상은 에이전트와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락만 취하면 된다"며 "혹시나 괜찮은 선수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이 마무리돼 가고 있지만 혹시라도 더 좋은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국내의 타팀과 계약한 선수 중에도 접촉한 선수가 있지만, 그들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 더 확실하고 가능성있는 선수를 찾아왔다. 
나머지 8개 구단은 모두 외국인선수 영입을 완료했다. LG가 지난 9일 조시 벨, 코리 리오단과 계약하게 됨에 따라 이제는 한화만 남았다. 한화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캠프 시작 전 합류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1월은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내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어느 정도 활약한 데니 바티스타, 대나 이브랜드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반드시 좋은 투수를 데려와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김감독도 리스트의 선수 몇몇을 택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니다. 이쯤되니 바티스타나 이브랜드를 다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법하다. 두 선수 모두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해 계약은 가능하지만 김 감독은 "떠난 선수들에게 미련을 가져가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이 강력한 원투펀치로 선발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김 감독은 "전력에 맞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말로 남은 한 자리가 거물급 투수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의 고민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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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클레이.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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