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맺기엔 실로 세대차가 없었다. 무지개 모임 중 최고령 회원 배우 김용건과 최연소 회원 비스트 양요섭은 패션과 혼자 살기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며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만들어 갔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김용건의 집을 방문한 양요섭을 모습이 그려졌다.
양요섭은 큰아버지 뻘 김용건의 집을 방문하기 전 쇼핑몰에 들러 선물을 샀다. 평소 멋쟁이로 알려진 김용건을 위해 따뜻한 털모자와 목도리를 준비한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뻥튀기 개그(?)의 1인자인 김용건은 인터폰으로 "누구시냐. 몇 호를 누르셨냐"고 깨알 같은 장난을 쳐 어린아이 같은 친근함을 드러냈다.

연예계 대선배의 집을 방문한 양요섭은 초반 어쩔 줄을 몰라했다. 김용건이 자신을 위해 수제비를 만들고 있는 사이 마땅히 할 일을 찾기가 어려웠던 그는 안절부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그는 곧 팔을 걷어붙이고 김용건과 함께 수제비 반죽 뜨기에 나섰고 두 사람은 부자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식사를 했다.
김용건은 아들 같은 양요섭의 방문에 확실히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고 요섭이라 기분 좋게 초대했다. 어린 친구가 나이 많은 친구 집에 방문하는 친구는 없으니까. 오랜만에 귀한 손님이다"라며 양요섭을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 애썼다. 종종 선보인 뻥튀기 개그도 이의 일환.
두 사람은 곧 공통점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집밥을 잘 먹지 못하는 '혼자남'의 설움에 공감하고 사람이 없는 집안에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향한 이해를 높여갔다. 특히 양요섭이 준비한 선물은 김용건을 즐겁게 했다. 김용건은 양요섭의 정성에 "(질이 너무) 좋은 거 같다. 과분하다. 멋있다. 색깔이 아주 좋다"며 좋은 물건을 고른 것을 칭찬했다.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아서일까. 소문난 멋쟁이 김용건은 자신이 가진 의상을 양요섭에게 선물하고 싶어했다. 마침 입지 않았던 옷을 꺼낸 그는 양요섭에게 이를 입혔고, 그가 마음에 들어 하자 선물했다. 이후 양요섭은 "진짜로 매장에서 살까말까 고민했던 옷이다. 앞으로 자주 입도록 하겠다"며 매후 흡족해 훈훈함을 줬다.
양요섭을 위한 김용건의 뻥튀기 개그 퍼레이드 역시 계속됐다. 그는 양요섭에게 집안을 구경시켜주다 한 방에 "여자가 있다. 여자가 술에 취해 자고 있어 저 방을 보여줄 수 없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쳤던 양요섭은 이후 인터뷰 영상에서 "(뻥튀기 개그를) 각오했다. 여자가 있을 거라 생각은 안했다. 아 시작이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대부를 다 파악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이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의 만남은 어울리지 않아 웃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안겼다. 양요섭이 편한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김용건과 그런 그이 마음을 알고 마치 아들처럼 편안하게 그를 바라보는 양요섭의 모습은 우정에는 나이가 상관없는 것임을 명확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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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