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엽이 물오른 감정 연기로 안방극장을 따스하게 감싸는 ‘힐링남’으로 등극했다. 사랑의 아픔과 현실의 풍파 속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주변 사람을 챙기는 모습을 연기하며 절제된 감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멋있는데 착하기까지 하고 배려심 넘치는 완벽한 ‘힐링남’ 이상엽이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 29회는 정재민(이상엽 분)이 사랑하는 여자 은하경(신다은 분)과 이별한 후 아픔을 추스르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동안 재민은 하경이 전 여자친구 송미주(홍수현 분)의 새 남자친구 은하림(서지석 분)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멀리했지만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하경이 미주와 재민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인 연애를 하기도 전에 헤어지게 됐다. 이날 재민은 매형인 강성훈(김승수 분)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머금었다.

그는 “그렇게 운이 없더니만 취직을 하고 아버지께 효도를 했는데 사랑은 또 안 되나보다”라고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재민은 “잘 되면 안 되는 상대다. 좋아하면 안 되는 상대인데 좋아하지 않으려고 기를 썼는데 마음 먹은 것처럼 안 된다. 이렇게 꼬이는 줄 모르겠다. 머리가 정리가 됐는데 마음은 잘 안 된다. 아프고 쓰리고 그런다”고 이별을 고했지만 하경을 사랑하는 마음에 어쩔 줄 몰라했다.
재민은 “하경이가 아플까봐 내가 아프다. 매형 나 잘 했다고 해달라.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고 해달라”라고 애써 참은 눈물을 쏟았다. 상식을 지키면서 살기 위해, 그리고 사랑했던 전 연인을 배려하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했던 재민의 아픔은 또 한번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재민은 그동안 취직이 어려워 분투하고, 아버지 정현수(박근형 분)와의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현실적인 2~30대 남성의 모습을 그렸다. 고된 일상에도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살뜰히 챙기고, 상처를 숨기기 위해 밝은 면모만 드러내는 따뜻한 인간미를 갖춘 인물이다. 때문에 재민은 드라마에 나오는 백마 탄 왕자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기는 ‘힐링남’.
이상엽은 완벽하진 않지만 정이 가는 ‘힐링남’ 재민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웃게 하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재민의 숨겨둔 상처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절제된 감정 연기로 안방극장을 눈물 짓게 했다. 펑펑 흘리는 눈물보다도 울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재민의 모습은 이상엽의 섬세한 감정 연기로 완벽하게 구현됐다.
구성상으로 재민이라는 남자가 호감을 일으키는 캐릭터라고 해도 배우의 연기가 중요한 것은 진리. 이상엽은 특유의 환한 미소와 잘생기면서도 친근감 있는 매력으로 ‘힐링남’ 재민의 호감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더불어 극에 완벽히 몰입한 듯한 감정 연기에 탁월한 재주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해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가 ‘사랑해서 남주나’를 시작으로 앞으로 쌓을 앞으로의 연기 필모그래피에 더욱 기대를 걸게 한다.
한편 ‘사랑해서 남주나’는 인생의 황혼기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과 좌충우돌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청춘들의 사랑, 가족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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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남주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