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요르단] 냉탕-온탕 오간 임창우, 대표팀을 '들었다 놨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1.11 23: 57

임창우(22, 울산)가 대표팀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한국축구대표팀이 11일(이하 한국시간) 오만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조별리그 요르단과 첫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요르단과 나란히 1무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기록했다.
임창우는 이날 가장 드라마틱한 감정의 변화를 겪었을 선수다. 자책골과 동점골 모두 임창우의 이름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홀로 두 골을 기록한 임창우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제대로 '액땜'을 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포백라인 사이의 간격 조절에 실패하면서 상대의 빠른 돌파에 뒷공간이 자주 열린 전반전, 한국은 내내 요르단의 공세에 시달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언제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수세에 몰린 상황이었다.
결국 한국은 전반 30분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아흐마드 살레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임창우가 자책골을 터뜨리며 선제골을 헌납한 것. 낮게 날아드는 크로스를 보고 걷어내기위해 달려들며 왼발을 갖다댔으나 공은 절묘하게 굴절돼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자책골을 기록한 임창우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어리기 때문에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는 U-22 대표팀에서 자책골로 선취점을 내줬다는 사실은 큰 부담이었다. 자책골을 넣고 쓰러진 채 머리를 감싸쥔 임창우의 표정에서는 역력한 좌절이 드러났다.
하지만 임창우는 전반 종료 직전인 4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남승우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실수를 훌륭하게 만회했다. 42분 이기제의 프리킥 때도 골라인 가까이 깊숙히 떨어지는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려던 임창우의 공격 가담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자책골로 찬물을 끼얹으면서 '냉탕'을 보여준 임창우는 이 동점골로 한국이 패배를 면하면서 '온탕'으로 직행했다. 냉탕과 온탕을 들락날락하며 혼자 2골을 터뜨린 임창우는 본의 아니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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