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가수 없이 모창능력자들간의 대결이었어도 경악은 여전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JTBC '히든싱어2'에서는 모창능력자들간의 최고를 가리는 왕중왕전이 전파를 탔다. 특히 원조가수 없이도 원조가수와 똑같은 모창 실력을 과시하는 출연자들 덕분에 원조가수가 있을 때의 감동은 여전히 가득했다.
이날 방송은 왕중왕전 1편으로 꾸며졌다. 왕중왕전은 원조가수편에서 모창능력자들 중 1위를 차지한 실력자들끼리의 대결. 실력자들의 대결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왕중왕전으로 쏠렸다.

하지만 원조가수가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방송 전부터 존재했다. '히든싱어'의 재미는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를 구분하는 재미. 누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히든싱어'에 열광했던 터라 원조가수가 아님을 확실히 아는 왕중왕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의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왕중왕전이 시작되고 모창능력자들의 무대가 시작되면서 이러한 아쉬움은 싹 사라졌다. 너무나도 똑같은 모창 실력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 것.
우선 우승 후보 1위로 꼽힌 '팝페라 신승훈' 장진호의 무대부터 경악은 시작됐다. 장진호는 앞서 신승훈 편에서 원조가수인 신승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실력자. 원조 가수를 꺾은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지닌 그는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신승훈과 똑같이 불러내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장진호의 무대는 시작에 불과했다. A조의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농부 김범수' 전철민은 출연 당시 보다 월등한 실력을 과시하며 관객석을 경악으로 물들였다.
그는 김범수의 '끝사랑'을 열창, 마치 김범수가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똑같은 그의 노래는 많은 이들을 감탄케 하며 241표라는 놀라운 득표로 이어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철민에 뒤이어 등장한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임창정의 특훈을 받고 나왔다는 그는 '소주 한 잔'의 첫 소절부터 관객들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또한 노래가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여기저기서 탄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어 모든 노래가 끝난 후 기립박수가 절로 터져나왔을 정도였다.
이러한 놀라운 실력은 임창정이 해준 조언의 힘이 컸다. 전화연결로 조현민의 노래를 들은 임창정은 "정말 잘 불렀다"고 칭찬한 뒤 "똑같이 부르려고 노력하지 말고 이야기하듯 부르라고 했는데 그것이 감성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조현민은 285표라는 놀라운 점수를 얻으며 '히든싱어' 왕중왕전 사상 역대 최다득표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이제 남은 자리는 단 두 자리. '논산가는 조성모' 임성현이 속한 B조와 C조의 우승자가 모창의 왕중왕을 가리는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을 떠나서 원조가수 없이도 '경악'은 가능하다는 것을 왕중왕전 1편이 입증해보였다. 마치 그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모습에 보는 이들은 열광했고 다음주에 방송될 왕중왕전 2편에 대한 기대감 역시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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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