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더지니어스2', 지루한 팀플 살린 세 번의 배신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1.12 07: 57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2: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에서는 연합과 배신 모두가 통용된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연합을 형성할 수 있고, 그들을 끝까지 믿거나 배신하는 것 역시 자유롭다. 그러므로 끈끈한 연합과 예상치 못한 배신은 게임과 방송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더 지니어스2'에서 연합작전으로만 게임에서 승리하려는 모습이 보이며 오히려 재미를 떨어트리고 있다. 고난이도의 두뇌 싸움인 줄 알았던 게임은 그저 방송인과 비방송인의 연합으로 대표되는 두 팀의 팀플레이로 지루하게 이어졌다. 더구나 이러한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면서 시청자들은 연예인 연합의 일부 출연자를 지목해 비난하는 반응까지 나온 상황이다. 특정 플레이어를 향한 강력한 배척이 시청자들에게 좋지 않게 다가왔던 것.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더 지니어스2' 6회에서도 역시 팀플레이가 게임을 주도했다. 이번 게임은 철저하게 방송인과 비방송인으로 나뉘었다. 이상민은 게임장에 들어서자마자 은지원과 노홍철 등에게 "홍진호를 떨어트려야 한다"고 말하며 견제하기 시작했고, 이두희와 임요환, 홍진호를 일찌감치 연합으로 묶어 게임 시작 전부터 거리를 뒀다.

이두희와 임요환, 홍진호 역시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각각 여러 연합에 속했던 플레이어다. '더 지니어스'는 초반까지 연합작전이 승리에 유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일찌감치 자신의 사람을 만들어둔 상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위 세 사람은 완전히 나의 편과 남의 편을 갈라 두지는 않았고, 상황에 따라 탈락하지 않기 위한 팀이 되려고 노력했다.
이날 진행된 6라운드 게임은 독점게임이었다. 플레이어들이 석유, 나무, 벼, 폭탄 등 여러 가지 자원이 섞인 카드를 배당받은 후, 카드교환을 통해 독점을 먼저 완성시킨 사람이 우승하는 것. 카드를 교환하기 위해서는 딜러에게 받은 자신의 신분증이 꼭 필요했다.
게임은 자연스럽게 이상민이 말한 연합대로 흘러갔다. 이상민, 노홍철, 은지원, 조유영, 유정현이 한 팀이 됐고, 홍진호와 이두희가 게임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임요환은 최대한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우승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똑같은 자원을 빨리 모아 독점하는 것이 우승하는 게임인 만큼 다수의 연합이 유리했다. 더군다나 은지원과 조유영이 이두희의 신분증을 숨기면서 이두희와 홍진호는 게임에 참여할 수조차 없었다. 이두희는 신분증이 없었기 때문이고, 홍진호는 이미 연예인 연합 플레이어들에게 배척당하며 이날 탈락시켜야 하는 플레이어였기 때문.
연예인 연합이 조유영과 이상민의 지도 아래 차근차근 우승을 향해 달려갔고, 그 와중에 이상민은 홍진호를 탈락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상민은 이두희에게 자신이 찾은 불멸의 증표를 주겠다고 말하며 홍진호를 데스매치 진출자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두희는 불멸의 증표로 살아날 것이고 결국 홍진호와 임요환을 데스매치에 보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두희는 이상민의 계획을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홍진호가 아닌 자신의 신분증을 숨긴 조유영을 데스매치 후보로 지정했다. 이두희의 배신을 알고 이상민 팀원들은 경악했다. 이두희가 불멸의 증표를 이용해 조유영과 노홍철을 데스매치 진출자로 지정했기 때문. 하지만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이상민이 이두희에게 준 것은 가짜 불멸의 증표였던 것이고, 결국 이두희는 조유영과 데스매치를 치르게 됐다.
데스매치는 4라운드에 진행된 암전게임이었다. 이 게임 역시 두 팀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신뢰가 중요했다. 이두희는 조유영의 팀이 된 은지원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그가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다. 은지원 역시 이두희의 신분증을 숨겼던 상태라 미안해하며 그를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데스매치에서 이날 세 번째 배신이 이뤄졌다. 은지원이 게임에서 이두희보다 더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조유영을 도와주면서 단숨에 이두희를 탈락시킨 것. 결국 이두희는 은지원의 배신으로 6라운드 최종 탈락자가 됐다.
이번 6라운드 메인매치인 독점게임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다수의 연합이 소수를 철저하게 배척하며 게임에 참여하지도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 물론 '더 지니어스2' 플레이어들의 기본적인 목표는 생존과 우승이다. 그만큼 어떤 게임이든 생존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 하지만 '더 지니어스2'가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고려해봤다면, 시청자들도 함께 즐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날 방송에서 이상민이 홍진호를 타깃으로 정하고 배척시키는 모습은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그나마 팀플레이가 아닌 두뇌로 게임을 이끌어온 플레이어가 홍진호뿐이었기 때문. 물론 홍진호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에 견제를 많이 받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게임에서 일부 플레이어를 완전히 차단시키고 참여조차 할 수 없게 만들면서 무조건 탈락시키려고만 하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모습이 아니다. 때문에 소수를 향한 다수의 철저한 배척과 팀플레이는 오히려 게임을 지루하게만 만들었다.
그나마 이번 라운드를 재미있게 만든 요인은 세 번의 배신이었다. 몇 주간 이어진 메인매치의 팀플레이는 '더 지니어스2'를 지루하게 만들었고, 6라운드 역시 불편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그나마 데스매치 진출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배신에 배신을 거듭한 이두희와 이상민, 은지원이 조미료가 돼 게임의 맛을 조금 살려놨을 뿐이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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