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TEX, 다나카 영입 가능성 주목해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2 07: 02

마운드의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또 한 번 결단을 내릴 것인가. 데릭 홀랜드의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텍사스가 다나카 마사히로(26, 라쿠텐) 영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각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올 오프시즌에서 추신수와 프린스 필더라는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선수들을 쓸어 담으며 타선을 보강한 텍사스는 당장 월드시리즈 제패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의 악재 속에 이 평가는 다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개막전 선발이었던 맷 해리슨이 2경기 만에 부상으로 사라진 것에 이어 올해는 2선발감으로 주목받았던 데릭 홀랜드의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홀랜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왼 무릎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았다. 회복까지만 적어도 6주가 걸리는 부상이다. 어깨나 팔꿈치와 같이 치명적인 부위는 아니지만 투구 매커니즘을 지탱하는 부위라는 점에서 우려가 섞이고 있다. 당장 시즌 개막을 같이 출발하기는 어려워졌고 실전감각 회복 시간까지 합치면 복귀는 전반기 막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로써 텍사스는 선발진에 큰 변수를 가진 채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당초 텍사스는 지난해 선발진에서 완주를 했던 다르빗슈 유와 홀랜드,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올 맷 해리슨, 지난해 가능성을 내비친 마틴 페레스까지 4명의 선발이 확정적이었다. 5선발은 알렉시 오간도, 로비 로스, 콜비 루이스 등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당장 홀랜드가 개막전 라인업에서 빠질 전망이고 해리슨도 장기부상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타선을 보강하자 마운드가 삐걱거릴 위기다.
일단 선발 투수를 더 찾아야 한다는 명제는 확실하다.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은 오프시즌 초기부터 선발 투수 보강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홀랜드의 부상으로 이는 더 시급한 과제가 됐다. 다만 내부 경쟁이나 적당한 선수의 영입을 통한 ‘땜질’로 가느냐, 아니면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확실한 선수를 영입해 미래까지 내다보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까지는 전자에 무게가 실렸다. 텍사스는 필더의 영입, 그리고 추신수에게 투자한 7년 1억3000만 달러(약 1381억 원)로 인해 재정적 유동성이 크지 않은 팀이다. 더 이상의 대형 투자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존 다니엘스 단장도 “선발 투수 영입은 필요하지만 누군가를 대체하기보다는 현재 마운드의 깊이를 더하는 영입을 예상(expect)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스 단장의 말대로라면 다나카나 다른 거물급 투수 FA들의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하지만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 ESPN>의 텍사스 전담 기자인 리차드 듀켓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컬럼을 통해 “다니엘스 단장의 말 중 ‘expect’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니엘스 단장은 추신수 영입전 당시에도 “더 이상의 큰 영입은 없을 것이라 예상(expect)한다”라고 했을 때 같은 단어를 썼다.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다나카 영입전에는 최소 10개 팀, 최대 15개 팀이 달려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팅 금액 2000만 달러야 큰 부담이 되는 액수는 아니지만 5년 기준 총액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연봉이 부담이다. 필더와 추신수라는 몸값 비싼 선수를 영입한 텍사스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듀켓 기자는 “텍사스는 2015년 새로운 TV중계권 계약을 체결한다. 텍사스가 다나카의 거취에 주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내놨다.
듀켓 기자는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과 함께 임시 후보들이 로테이션에 포함된 시즌 시작도 가능하다. 만약 홀랜드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다면 트레이드도 가능할 것”이라고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하면서도 “하지만 이미 많은 경기가 지나간 이후일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면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듀켓 기자는 “계속해서 주목하라”라는 말과 함께 컬럼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텍사스 담당기자 T.R 설리번 또한 “추신수 영입에도 불구하고 텍사스는 다나카 영입을 위한 길을 찾을 수 있다”라며 “텍사스가 다나카의 상황을 면밀히(closely)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홀랜드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 작성된 것으로 텍사스가 여전히 끈 자체는 놓지 않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다나카 영입전의 변수로 보스턴과 텍사스를 지목하고 있다. 과연 텍사스가 또 한 번 수표를 발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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