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벨-리오단, 기대와 우려 사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2 07: 50

너도나도 이름값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한 가운데 LG가 의외의 선택을 했다. 아직은 물음표가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다면 두 선수가 시즌 들어 이 물음표를 깨끗하게 지워낼 수 있을까. 현재는 기대와 우려 사이의 어떤 지점에 있다.
LG는 10일 “새 외국인 선수 2명과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주인공은 내야 자원인 조쉬 벨(28)과 우완 투수 코리 리오단(28)이다. 이미 지난해 말 대략적인 합의에 이르렀으나 행정적인 절차 때문에 발표를 미뤘던 두 선수다. 벨은 이미 미국 언론을 통해 LG행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으며 리오단은 벤자민 주키치를 대신할 LG의 승부수다.
LG는 그간 이름값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잠재력과 팀 융화력에 초점을 두고 외국인 선수를 뽑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두 선수는 이러한 구단의 ‘공식 발표’와 부합하는 선수로 보인다. 벨은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있으나 통산 타율이 2할이 채 되지 않아(.195) 화려한 경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리오단은 MLB 경력 없이 마이너리그에서만 43승47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LG는 “벨은 좌·우타가 모두 가능한 거포로서 우수한 체격조건(192cm, 104kg)을 바탕으로 한 빠른 스윙과 파워가 돋보인다”고 평가했고 리오단에 대해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인 우완 장신 투수로서 안정된 제구력이 장점이다”라고 했다. 기록에서 드러나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실제 두 선수는 20대 중·후반의 나이로 다른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서는 젊다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 벨의 경우는 김기태 LG 감독이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벨은 드래프트 당시까지만 해도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였다. 최근 몸이 불어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 잠실구장의 크기를 감안하면 거포보다는 벨처럼 중·장거리 유형이 더 낫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3루수와 1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고 수비에서는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벨이다. 정성훈의 체력 안배, 김용의와의 적절한 출전 시간 배분 등의 LG 내야 전반에 효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리오단은 장신에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임자격인 주키치와 흡사한 구석이 많다. 리오단은 마이너리그에서 89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200개 만의 볼넷을 내줬고 삼진/볼넷 비율도 3.65로 뛰어나다. 주키치 또한 MLB 경력은 없어 우려가 컸지만 이런 수치는 결국 한국무대에서의 가시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다. 리오단에게도 같은 기대가 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벨은 최근 보여준 기량 저하가 문제다. 2013년 한 때는 소속팀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MLB 팀들의 정보력을 고려하면 벨에게 뭔가의 문제가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해 기량이 정체되어 있다는 추측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활용성을 가졌지만 이는 언제든지 ‘어정쩡한’ 선수로 돌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리오단은 우려의 시선이 좀 더 크다. 주키치는 왼손에 독특한 크로스 스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한국타자들이 좀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폼으로 주키치의 성공에 일정 부분 공을 세웠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리오단은 비교적 정직한 폼이다. 공을 끌고 나오는 팔의 움직임과 릴리스 포인트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여기에 강속구 투수도 아니다. 올해 경기 기록을 보면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에서 경기운영 능력도 물음표가 붙어 있다. 과연 LG의 두 선수가 우려를 지울 수 있을까. 어쨌든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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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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