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이미 조언이 필요가 없는 검증된 지도자다.”
‘월드컵 국민영웅’ 거스 히딩크(67) 감독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9일 강남 모처의 병원에서 고질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무릎에 수술을 받았다. 히딩크 감독은 12일 오후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들인 윤정환, 유상철, 최진철, 이영표, 송종국, 이을용, 김태영을 비롯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만나 오찬을 가졌다.
휠체어에 앉은 히딩크가 등장하자 제자들이 반가운 얼굴로 안부를 물었다. 다행히 상태는 좋아보였다. 히딩크는 역전의 용사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은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러시아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히딩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H조에 속한 러시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특별히 우리나라에게 조언을 해줄 말이 있을까. 히딩크는 “홍명보 감독은 내가 안지 팀을 맡을 때 러시아에서 6개월 동안 내 밑에 있었다. 그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홍명보는 이미 경험과 영리함을 모두 갖춘 검증된 지도자다. 따로 내 조언이 필요치 않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조언은 조언일 뿐이다. 월드컵은 홍명보 감독에게 달려 있다. 홍명보 감독과 김태영 코치 모두 능력이 검증된 지도자들이다.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태영 국가대표팀 코치는 히딩크의 칭찬에 몸 둘 바를 몰랐다.

2014년 대표팀에 특별한 조언이 있냐고 묻자 히딩크는 “월드컵은 축구인생 중 겨우 몇 경기라 긴장할 수 있다. 긴장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축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뼈 있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루이스 피구 등 상대 에이스를 꽁꽁 묶었던 ‘지아 아빠’ 송종국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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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