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병사의 예능감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의 웃음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일밤-진짜 사나이'에서는 혹한과 싸우는 백골부대에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는 멤버들만큼 두드러진 존재감을 드러낸 두 병사가 있었으니, 바로 전역을 27일 남겨둔 정병문 병장과 패기 넘치는 전입 신병 김형환 이등병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했다. 정병장이 정말년이라는 별명과 함께 모든 일에 여유있고 귀찮아하는 인물이라면, 김신병은 눈치 없이 지나친 성실함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부대 내에서도 병장과 신병이라는 하늘과 땅 관계에 있는 이들은 멤버들과 잘 어우러지며 각자의 캐릭터를 잘 살린 예능인들로 거듭났다.

정말년 병장의 경우 여유로운 웃음으로 병장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는 갑작스레 기타를 집어들더니 음정 없는 열창을 시작했다. 버스커버스커의 곡 '벚꽃엔딩'을 부르는 그에게 '행복한 노래를 단조로 만드는 감성 브레이커'라는 자막이 따라붙었다. 유쾌한 정말년 병장은 가벼운 행동으로도 부대원들을 웃음짓게 하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또한 그는 내한적응 훈련에서도 말년의 꾀를 보여줬다. 텐트를 함께 설치하던 서경석은 "삽질은 전혀 안 하시나"고 물었고, 정병장은 "안 한 지 3~4개월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서경석은 "그 전엔 했나"며 "말년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시나"며 웃어보였다. 정병장은 서경석의 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라고 해명했다.
정말년 병장과는 달리 김신병은 각이 잡힌, 그러나 자신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내한적응 훈련 중 기마전에 출전하게 된 김신병은 열심히 승부욕을 불태우며 상대편의 머리띠를 뜯었다. 그러던 중 한 병사의 머리띠가 목으로 내려왔고, 김신병은 이를 잡아당겨 그만 목이 졸리는 상황이 펼쳐진 것. 알고 보니 해당 병사는 김신병의 선임이었다.
이제 막 전입해 누가 자신의 선임인지도 모르는 김신병은 너무나 열심히 한 나머지 곤란한 상황에 처할 뻔했다. 이후 멤버들은 "여기 있는 사람 다 너의 선임"이라며 김신병을 놀렸고, 당황한 김신병의 표정이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겼다.
최근 '일밤-진짜 사나이'는 신선한 웃음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방송 초기 빠르게 인기를 얻어왔던만큼 회가 지나갈수록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미 멤버들의 캐릭터가 모두 확립됐고 군대 생활에 능숙해진 상황에서 일반 병사들은 해결책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익숙한 멤버들과 신선한 일반 병사의 조합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며 새로운 '일밤-진짜 사나이'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년 병장과 김신병은 '일밤-진짜 사나이'에 필수적인 인물이었다. 전문 예능인 못지않은 두 병사의 예능감이 다음 방송에서는 또 어떻게 폭발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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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진짜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