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은 적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인기 요리사 레이먼킴, 루이강, 요리연구가 심영순, 웹툰 '야매요리' 작가 정다정 등이 지난 1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 요리배틀 심사위원으로 자리해 차곡차곡 쌓은 내공을 뿜어냈다. 특별히 분량이 많았던 것도 아니지만, 한 마디 한 마디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훈남 요리사 루이강은 등장부터 여성 출연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김재경은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드는지 보겠다"며 심사기준을 말하는 루이강을 향해 "결혼하셨냐"고 물으며 호감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목소리가 좋다"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다정은 본의 아니게 출연자들의 '디스(?)' 대상이 됐다. 이광수는 6살이나 어린 정다정에게 "누나"라며 섣불리 친한 척을 했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하하는 김성규(인피니트)와 만든 콩나물국을 맛본 후 "콩나물 데친 물을 가져온 것이냐"는 정다정에게 "짜게 먹으면 살 찐다"고 꼬집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발끈한 정다정은 "죄송하다. 살 빼겠다"고 응수하며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다 맛있었다. 성장기라 그런가보다"고 쐐기를 박았다.
레이먼킴은 올'리브 '마스터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에서 보여줬던 독사 같은 모습을 벗고 온화한 심사위원으로 균형을 이뤘다. 그는 참가자들의 요리에 "간이 맞았다", "맛이 좋았다"며 호평을 했다. 물론, 냉정한 심사평도 있었다. 그는 유재석, 박수홍 팀이 선보인 우럭탕수를 맛본 후 "우럭탕수는 탕수육 같지 않았다. 너무 살만 익히고 소스 올린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심영순은 비주얼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로 현장을 압도했다. 그는 유재석의 엉성한 칼 솜씨를 본 후 그 자리에서 매섭게 지도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이 음식의 재료를 소개하면, 어떤 궁합을 가졌는지도 설명하며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배로 간을 한 산적을 선보인 개리-김재경에게는 "배가 고기를 부드럽게 한다", "고기의 소화를 돕는다"고 말하며 거들었다.
이날 요리 대결 우승은 백숙, 겉절이를 만든 김종국, 송경아 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요리는 대체적으로 호평을 샀다. 간이 잘 맞았고, 능이버섯, 전복을 넣어 보양식의 성격을 높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
우승자에 앞서 발표된 톱3에는 김종국, 송경아 외에 산적과 전통 디저트를 선보인 개리, 김재경 팀, 우럭탕수와 우럭 매운탕을 만든 유재석, 박수홍 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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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