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앞으로 한 달은 더 필요할 것이라 본다."
부상에서 복귀한 문성민(28, 현대캐피탈)의 상태를 가늠해달라는 질문에 김호철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던 100%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문성민에게 필요한 시간은 최소 한 달이 필요하리라는 것. 부상에서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선수지만, 전반기를 선두로 마감하고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그리고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문성민이 100%의 기량을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없을리 없다.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지난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과 경기서 세트 스코어 3-2(25-21, 23-25, 18-25, 30-28, 15-1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파죽의 9연승을 달렸고, 14승 4패(승점 40)로 2위 삼성화재(승점 36)와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며 전반기 단독 선두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경기 내용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뛴 한국전력을 상대로 풀세트 진땀 경기를 펼친데다, 첫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코트에서 해야할 일들은 안하고 멋만 내는 배구를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상대방 젊은 선수들에게 말렸다"며 쓴소리를 했다. 아가메즈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지만, 복귀 후 많은 기대를 모았던 문성민은 12득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무패가도를 질주하며 선수들이 '붕 떠있다'고 걱정하던 김 감독답게,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기쁨보다 쓴소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문성민도 복귀 후 처음에는 의욕적이었는데 경기에 계속 나오다보니 옛날 버릇이 나오더라"며 문성민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경기 전 김 감독은 문성민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전성기 때 기량으로 올라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계속 뛰게 하다보니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앞으로 한 달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 문성민의 상태가 100%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말한 한 달의 시간은 문성민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가 될 예정이다. 3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무리한 현대캐피탈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 앞으로 최소 열흘 가량의 긴 휴식기를 갖는다.
이 기간 동안 문성민은 예전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적의 몸상태를 만들어야한다. 남은 4, 5라운드서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펼쳐야하는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복귀 후 아직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지 못한 문성민이 이 기간 동안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느냐가 현대캐피탈의 우승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문성민의 복귀가 현대캐피탈에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팀의 공격 선봉장은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지만, 문성민에게는 다른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할 때 결정적 한 방을 때려주는 토종 해결사 역할이다.
"중요할 때 공을 때릴 수 있는 선수가 돌아왔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그의 복귀를 반긴 김 감독이다. 남은 것은 김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문성민이 얼마나 부응해줄 것이냐다. 최소 한 달의 시간 동안, 문성민이 보여줄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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