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특집] 전통의 메달밭 쇼트트랙, 소치 관건은 '위기의 남자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1.13 06: 59

한국 동계스포츠 전통의 '메달밭' 쇼트트랙이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위기에 처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그 해답을 쥐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2월 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2월 10일 남자 쇼트트랙 1500m를 시작으로 2월 22일 여자 쇼트트랙 1000m, 남자 쇼트트랙 500m·5000m 계주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한국 쇼트트랙의 질주는 팬들에게 잠들지 못하는 밤을 예고하고 있다.
쇼트트랙은 이제까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밭이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48 생모리츠동계올림픽부터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따낸 45개의 메달 중 쇼트트랙이 거둬들인 메달은 무려 37개에 육박한다. 이중 금메달은 19개. 그야말로 한국의 동계올림픽을 먹여살린 셈이니 효자도 이런 효자가 따로 없다.

동계올림픽에서 효자 노릇을 착실히 해온 쇼트트랙이지만 이번 소치는 만만치 않다. 심석희를 중심으로 최강의 전열을 가다듬은 여자 쇼트트랙과 달리, 남자 쇼트트랙은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강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석(고양시청)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림픽이 처음이다. 이정수(고양시청) 곽윤기(서울시청) 등 밴쿠버 멤버들이 줄줄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출전권을 따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빈 자리는 신다운(서울시청) 박세영(단국대) 이한빈, 김윤재(이상 성남시청) 그리고 계주에 출전하는 '차세대 황제' 노진규(한국체대)가 메운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젊은 피'의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경험 부족에 시달리며 2013-2014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얼마나 노련하게 레이스를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쇼트트랙에서 경험은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올림픽처럼 큰 대회는 더욱 그렇다. 새로 탄생한 남자 대표팀이 우려의 눈길을 받은 이유도 경험 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더군다나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그들이 상대해야할 찰스 해믈린(캐나다) J.R.셀스키(미국) 빅토르 안(안현수, 러시아) 등은 모두 올림픽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여자 쇼트트랙은 이미 위기를 한 번 겪었다.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노 골드 수모를 겪으며 세대교체 실패라는 평가를 받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월드컵시리즈 10대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 심석희(세화여고)를 앞세워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관건은 남자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은 모두 8개다. 남녀 500m, 1000m, 1500m 개인 종목과 남자 5000m, 여자 3000m 계주에 각각 하나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삼고 있는 '4金'을 위해서는 쇼트트랙에서 최소 2개 이상의 금메달이 나와야한다. 또한 종합 7위 이상을 노리기 위해서도, 전통의 메달밭 쇼트트랙의 분전은 필수적이다.
국제대회 경험 부족과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며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소치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구슬땀을 흘리며 막바지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위기의 남자들'은 오늘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빙판을 지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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